사회
김주하의 1월 1일 뉴스초점-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입력 2018-01-01 20:02  | 수정 2018-01-01 20:43
'그럴 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 연말 경찰이 고준희 양을 찾아다닐 때부터 짐작하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아이는 이미 숨졌고, 범인은 친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이죠.

2015년 인천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던 아이가 맨발로 집을 탈출했던 사건, 2016년 평택 아동 살인 암매장 사건.
이렇게 친부모와 계부·계모로 인한 사건이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는 으레 '범인은 부모'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생겼습니다.
2016년에 신고된 아동학대 의심 신고 중 가해자의 81%가 부모였으니, 그럴 만 하죠.

정부는 아이가 이틀 이상 무단결석을 하면 학교장이 보호자에게 경고하고, 그래도 계속 결석하면 지자체와 교육청에 통보하도록 했지만, 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아이들은 사실 무방비 상태입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정방문이나 신고 같은 매뉴얼이 있긴 하지만, 강제력이 없으니 안 해도 그만. 또 준희 양처럼 부모가 치료를 핑계로 유치원에 보내지 않으면 더 알 길이 없습니다.

아동보호법이 통과돼도 현장 인력이 모자라니 대부분 조치를 민간 아동 보호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그 관리가 제대로 안 되니 소용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인력을 충원할 예산은 8%나 줄었죠.


미국은 아동보호국의 관리하에 사후관리만을 민간 전문기관에 위탁합니다. 이곳에선 부모를 교육시키고 취업알선까지 해줘 생활고로 인한 아동학대가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예방을 해줍니다.

'내 자식은 내 마음대로 키운다'고들 하죠. 생명은 물론 부모가 만듭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 세상에 태어난 후엔 부모의 소유가 아닌 사회의 일원으로, 부모는 물론 국가와 사회 모두가 지켜야 할 존잽니다. 올해엔 더 이상 아픈 아이들이, 학대당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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