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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소망] 박희수 부활 또는 서진용 성장이 간절한 SK
입력 2018-01-01 05:51 
SK 박희수(왼쪽)와 서진용.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SK와이번스는 2017년 75승1무68패로 정규리그 5위에 올랐다.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에도 진출했다. 2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첫 시즌에 나름 성공적인 결과였다. 여기에 SK는 홈런군단이라는 확실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SK는 전반기를 2위로 마무리했다. 5위라는 성적표는 시즌 후반 승부처에서 잃은 게 더 많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홈런이라는 확실한 장점은 분명 소득이었다. SK는 144경기에서 23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팀 홈런 2위 두산(178개)과의 격차는 물론, KBO리그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는 무시무시한 기록이었다. 타선에는 홈런타자들이 즐비했다. 홈런왕 최정(46개)을 필두로 로맥(31개), 한동민(29개), 김동엽(22개), 나주환(19개), 박정권(16개), 정의윤(15개), 정진기(11개), 이홍구(10개)까지 총 9명의 타자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9개의 홈런에 그친 안방마님 이재원이 부상과 부진이 없었더라면, 또 로맥이 시즌 초반부터 함께하고, 한동민이 8월초 시즌아웃되지 않았더라면, SK의 팀 홈런은 250개를 훌쩍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약점도 뚜렷했다. 에이스 메릴 켈리를 중심으로 데뷔 첫 10승 투수 반열에 오른 잠수함 박종훈과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문승원 등 선발 투수진은 괜찮았지만, 불펜진은 SK의 약점으로 꼽혔다. 특히 마무리 투수는 시즌 내내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10개 구단 중에서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없는 팀은 SK가 유일했다.
2018년 SK마운드는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다. 수술과 재활로 2017년을 통째로 쉰 김광현이 건강하게 돌아온다. 최고구속 158km를 던지는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도 가세한다. SK의 선발진은 더 탄탄해진다. 타선도 구성원 변화가 없다. FA자격을 취득한 정의윤도 잔류했다.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불펜도 그대로다.
2017시즌 SK의 마무리 투수는 서진용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42경기에서 2승3패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91에 그쳤다. 블론세이브는 6개로 세이브 개수보다 많았다. 최근 몇 년 동안 SK 뒷문을 걸어 잠궜던 박희수는 2승6패 9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6.63으로 부진했다. 웃프게도 박희수가 SK 최다세이브 투수였다. 그나마 박정배가 61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7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7로 가장 준수한 활약을 한 축에 속한다.
2018년 SK의 뒷문은 현실적으로 기존 투수들의 각성이 현실적이다. 특히 왕년의 마무리 박희수의 부활 또는 영건 서진용의 성장이 간절하다. 악마의 투심으로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박희수는 2017년 초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뽑히는 등 거의 쉬지 못했고, 구위 하락이 뚜렷했다. 구위가 살아나야 장기인 투심의 위력도 더해진다. 빠른 공이 매력적인 서진용은 자신감이 관건이다. 블론세이브가 많아지면서 마운드 위에서 위축되는 모습이 많았다.
결국 SK는 이 둘이 해줘야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2018년 SK 뒷문은 박희수와 서진용의 각성에 달렸다. SK는 간절하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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