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하늘나라로 떠난 준희 양…커지는 타살 의혹
입력 2017-12-31 21:06  | 수정 2017-12-31 21:23
【 앵커멘트 】
지난달 전북 전주에서 5살 여자아이가 실종됐는데 알고 보니 지난봄에 이미 숨졌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 충격을 받았는데요.
아버지와 동거녀, 동거녀의 어머니까지 모두 경찰에 붙잡혔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부 박호근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기자 】
네, 안녕하십니까?

【 질문 1-1 】
준희양 타살 의혹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데, 이유가 뭡니까?

【 기자 】
네, 타살 의혹이 나오는 첫 번째 이유는 준희 양의 사망 시점과 장소가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아버지 고 씨는 처음엔 지난 4월 27일 새벽 1시쯤 동거녀 이 씨의 어머니 김 씨 집에 가보니 준희 양이 이미 입에 토사물을 내뱉고 숨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진술을 바꿨습니다. 이보다 하루 전인 4월26일 오전에 이미 자신의 차 안에서 숨졌고, 김 씨의 집으로 데려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군산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말한 겁니다.
이렇게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걸 봤을 때 뭔가 숨기려는 것이 있지 않나, 특히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죽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나오는 겁니다.


【 질문 1-2 】준희 양이 숨졌을 때 곧바로 신고를 하지 않은 것도 의혹을 키우고 있죠?

【 기자 】
네, 아버지 고 씨는 쓰러진 준희 양에게 심폐 소생술도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런데 왜 119나 경찰에 신고를 안 했는지 언뜻 이해가 안 되는 대목입니다.
이혼 소송 중인 친모가 초등학생 아들 둘을 키우고, 아버지 고 씨가 준희 양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 씨는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친모가 알면 양육비를 더 달라고 할까 봐 숨겼다고 하는데, 아이가 세상을 떠났는데 양육비 때문에 신고조차 안 했다는 건 납득이 안 갑니다.

【 질문 2-1 】준희 양을 학대한 정황도 있다고요?

【 기자 】
네, 준희 양이 지난 2월엔 이마가, 3월에 머리가 찢어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다쳤을 수도 있지만, 경찰은 이것도 학대 정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준희 양이 6개월 미숙아로 태어났고 갑상선 기능 저하증도 앓고 있었는데 지난 1월 이후 치료 기록이 없는 것으로 봐 방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2-2 】
그런데 오늘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죠? 타살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검결과가 나왔다고요?

【 기자 】
네, 준희양 시신을 1차 부검한 국과수는 애초 시신 부패가 심해 '사인판단 불가'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추가로 몸통 뒤쪽 갈비뼈 여러 개가 부러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손상된 뼈가 몸통 뒤쪽에 있어서 심폐소생술 때문에 부러졌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갈비뼈가 부러진 시점이 숨지기 전인지, 후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정밀 분석한 정식 부검 감정서가 나와봐야 좀 더 명확해 지겠지만, 학대치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질문 3-1 】이렇게 의혹은 아직 하나도 안 풀렸지만 준희 양 장례식은 이미 치렀다고요?

【 기자 】
네 준희 양은 어제(30일) 한 줌의 재가 되어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경찰은 부검 후 시신을 친어머니에게 넘겼고 전북 군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가족들만 모인 조촐한 영결식이 치러졌다고 합니다.
이후 준희 양 친어머니가 화장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한 해를 보내는 이 시점에, 5살이면 한창 엄마와 아빠 품에 안겨 재롱을 떨며 새해를 맞이할 때인데요.
쓸쓸히 하늘나라로 떠났다니 참 가슴이 아픕니다.
새해엔 정말 이런 마음 아픈 일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박호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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