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주 아파트서 수상한 화재…엄만 살고 3남매만 숨져
입력 2017-12-31 19:30  | 수정 2017-12-31 20:39
【 앵커멘트 】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어린 남매 3명이 불에 타 숨졌습니다.
당시 남매의 엄마는 만취한 상태에서 아이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본인만 베란다에서 구조됐습니다.
실화와 방화, 무엇이 진실일까요?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새벽 시간 광주의 한 아파트에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차가 출동했습니다.

불은 30분 만에 꺼졌지만, 방에서 4살과 2살 난 남자아이와 겨우 1살인 여자아이, 이렇게 3남매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엄마 22살 정 모 씨는 손에 화상을 입고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습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난간 밖에 몸 전체가 나와서…. 술 취해 있는 것 같았고, 떨어질 것 같다고 살려달라고…."

술을 마시고 들어온 정 씨는 거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아이가 보채자 이불 위에 담뱃불을 끄고 아이를 돌보다가 잠이 들었다며, 이후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아내와 통화한 남편도 거실에서 불이 났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숨진 3남매 아버지
- "통화했을 때 불이 방 안으로 들어온다고 말을 (했어요.)"

그런데 1차 감식 결과 거실이 아닌 아이 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 인터뷰 : 화재 감식 관계자
- "(발화 장소는) 작은 방으로 일단 한정돼 있고, 세부적으로 발화지점까지 특정하기는 곤란한 것 같습니다."

경찰은 정 씨가 아이들을 먼저 대피시키지 않고 이불만 덮어준채 홀로 빠져 나왔고, 이혼한 남편에게 죽고 싶다며 메시지를 보낸 점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과수에 화재 정밀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3남매의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화면제공 : 광주 북부소방서, 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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