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생감소에 서울 사립초 첫 폐교신청
입력 2017-12-31 15:44 

전국 초등학생의 수가 해가 갈수록 줄어가면서,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학생수 감소를 이유로 폐교를 신청한 학교가 등장했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는 최근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수년간 지속한 학생 결원으로 재정적자가 누적됐다"며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법무법인 자문을 받아 2018년 2월말 폐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또 "교직원 성과상여금 일부가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신입생 지원자가 정원(60명)의 절반에 그치는 등 학령아동 감소세에 따라 (결원문제가) 개선될 전망도 없다"고 설명했다.
은혜초가 폐교를 신청함에 따라 해당 학교는 '학생수 감소'를 이유로 폐교를 신청한 첫 사례가 됐다. 은혜초의 현재 재학생은 235명으로 정원인 350명의 65.2%에 불과하다.

학교측은 이같은 폐교 인가 신청을 지난 28일 서울시교육청 서부교육지원청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부교육지원청은 재학생 분산계획 등 후속조치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보완 제출을 지시했다.
교육청은 재학생 단 한명이라도 학교를 계속 다니길 원하면 폐교를 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업료를 받아 운영하겠다며 학교를 설립해놓고 형편이 어려우니 문을 닫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신입생 뿐 아니라 재학생 전원의 친권자 동의가 있어야 폐교인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생이 한 명이라도 남아있으면 폐교를 할 수 없어 폐교에는 최대 6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은혜초의 폐교는 이미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초등학교의 경우 중·고등학교에 비해 폐교 후 재학생을 수용시킬 곳이 상재적으로 많고, 학교측이 폐교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학부모들 역시 성실한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은혜초의 폐교 방침이 다른 학교에까지 미칠 영향을 교육계는 주목하고 있다. 교육부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1965명 전국 초등학생은 449만1345명이었으나 2017년 267만4227명으로 줄어 약 40%의 감소폭을 보였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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