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주 화재, 친모 '라면 진술' 번복…"담뱃불 잘못 껐다"
입력 2017-12-31 13:31  | 수정 2018-01-07 14:05

화재로 4세 이하 삼 남매가 숨진 사건에 대해 경찰이 현장 감식을 벌였지만, 화재원인을 규명할 만한 정황과 증거 등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삼 남매 친모는 '술에 취해 라면을 끓이려 했다'는 진술을 번복해 '담뱃불을 잘못 끈거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시간 30여분 진행된 감식에서 경찰은 화재원인을 규명할만한 인화성 물질 등 특별한 증거나 정황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화성 물질이 발견되면 방화의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국과수는 현장에서 수거한 증거물을 정밀 분석해 발화점 등 화재원인을 규명할 예정입니다.

한편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4세·2세 남아와 15개월 여아는 화재로 인한 연기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호흡기 내부에서 그을음이 발견돼 화재 당시 호흡하고 있었다는 것이 경찰 과학수사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구조된 삼 남매의 어머니 A(22)씨는 사건 초기에는 '술에 취해 귀가해 라면을 끓이려고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뒀다가 잠들었다'고 진술했으나 이를 번복했습니다.


현장 가스레인지 위에 냄비 등 라면을 끓인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A씨에게 이를 확인했습니다.

A씨는 "귀가하면 라면을 끓여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나 보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담뱃불을 잘 못 꺼 불이 난 것 같기도 하다. 담배를 어떻게 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광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나면 천천히 불이 나는 점으로 미뤄 급격히 불이 번진 이번 화재는 전기적 요인이 아닌 인화성 물질이나 가연성 물질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화인을 밝힐 증거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삼 남매 어머니를 상대로 계속해서 조사를 병행해 화재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11층 주택에서 불이 나 한방에 자고 있던 4세·2세 남아, 15개월 여아 등 삼 남매가 숨지고 친모는 양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은 채 베란다에서 구조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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