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긋지긋한 박스권 탈출…2017 `사이다 증시`
입력 2017-12-28 17:38  | 수정 2017-12-28 20:01
신기록 쏟아진 한해
2017년 증시가 다양한 신기록을 남긴 채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증시 폐장일인 이날 코스닥 지수는 798.42를 기록해 연중 최고점이자 2007년 11월 이후 1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깜짝 축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 6년간 박스권에 갇히며 '박스피'란 오명을 얻었던 코스피도 올해 대기록을 남겼다. 지난 5월 4일 2241.24로 종전 최고치(2011년 5월 2일 장중 2229.09)를 경신한 것이다. 10월 30일엔 2500선을 돌파했고, 11월 2일 장중 2561.63으로 최고가를 다시 썼다. 전년 대비 코스피는 21% 올라 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도 G20 국가 대표 지수 중에서 여섯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정보기술(IT)주가 증시를 주도했다면, 하반기엔 코스닥 상승세가 돋보였다. 바이오주 거품 논란이 있었지만 코스닥 지수는 지난 11월 장중 800선을 넘어서며 10년 만에 박스권을 벗어났다. 코스닥 시가총액 역시 282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이어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등 정부 정책 효과가 막판 뒷심으로 작용하면서 이례적으로 폐장일에 연중 최고점을 찍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는 1996년 코스닥 시장이 개설된 이래 가장 많은 3조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6758억원으로 종전 기록인 2015년의 3조5233억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도 9조원을 돌파하면서 2011년에 이어 역대 2위를 달성했다. 올해 암호화폐 투자 열풍으로 일부 자금이 이탈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역대급' 기록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따른 공모금액도 17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올해 코스닥 공모 규모는 3조3703억원으로 2000년 2조5068억원을 뛰어넘었다. 2013년 공모금액이 6222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4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 7월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필두로 펄어비스, 티슈진 등이 흥행을 주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올해 거래대금과 순자산 규모에서 역사를 새로 썼다. 국내에서도 패시브 펀드 전성시대를 예고한 한 해였다는 평가다. 올해 일평균 ETF 거래대금은 9971억원으로 지난해 7900억원 대비 26.2%나 늘었다.
ETF 순자산 총액도 지난 27일 기준 35조2781억원을 달성해 15년 만에 3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개설 첫해 순자산 총액이 3450억원이었으니 15년 새 10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4월 5년 만에 차익거래시장에 귀환한 이후 ETF 거래에 적극 나선 데다 금융사들이 ETF를 활용한 간접상품 출시에 열을 올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자금도 몰려들었다. 코스닥에 불이 붙었던 지난 11월 20일 주식매매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27조1819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12월 8일 10조165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헌철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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