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뷰②]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성훈 “UFC 김동현 선수와 액션씬, 오히려 가장 안전했죠”
입력 2017-12-28 10:13  | 수정 2018-03-07 11:26

‘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눈은 영혼을 비추는 창이기 때문이다라는 포르투갈의 사진작가 루이스 고딩요의 말처럼 두 배우의 눈빛은 강렬했다.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 속 태주와 태성이의 슬픈 눈빛과 반항기 어린 모습, 그러나 그 속에서 풍겨 나오는 부드러움은 복잡 미묘하다. 인터뷰 당일 그들이 입은 순백색의 상의는 두 배우의 응축된 눈빛을 더 돋보이게 해줬다.

겉모습은 미소년 같은 두 배우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한없이 달라 보이는 이 둘은 실제로도 쌍둥이 같은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둘 다 운동선수 출신이다보니 이들은 액션과는 떼려 해도 뗄 수 없다.

매 액션 씬마다 부상을 감수해야했다던 성훈은 <오 마이 비너스> 촬영 때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탈골 상태로 찍기도 했다고. "잘하고 싶어서 욕심을 내다보니 부상이 따라오는 거 같다. 찍고 나서 꼭 모니터하고 별로면 오케이 되도 다시 찍자하고."
<돌아와요 부산항애> 스틸컷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나 실제 UFC 김동현 선수와의 액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직 격투기 선수와 액션씬이라 긴장됐겠다고 묻자 성훈은 의외의 반응을 내놨다. 오히려 그 때가 제일 안전했다. 그분은 기본기가 탄탄하다보니 힘으로 컨트롤이 가능했다. 행위를 하는 동작들 자체가 처음 겪는 동작이 아니라 늘상 해오던 동작이니까 리드하는 걸 따라가면 됐다”고 밝혔다.

조한선은 항상 액션을 할 때마다 다음에는 액션영화를 안 해야지 하면서 계속 하게 된다. 하지만 이젠 나이들어서...”라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래봤자 나도 내일 모레면 형 나이”라고 성훈이 받아치자 넌 아직 더해도 돼”라고 말하는 조한선.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둘의 케미가 돋보인 나머지 ‘나에게 여동생이 있다면 서로를 소개해주겠냐고 물었다.
여동생이 있다면 누가 됐든 남자친구는 다 안 돼요!”라고 말하는 성훈과 흔쾌히 소개 해주고 싶다”는 조한선. 이어 성훈은 딸을 좋아하는 편”이라며 그러다보니 자유롭게 시대도 변했으니 남자도 많이 만나보고 겪어봐야지 하다가도 정작 현실이 되면.. 아 안 돼요”라고 웃어보였다.

사실 두 배우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탄탄한 몸매로 여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특별한 관리가 있냐는 질문에 성훈은 그저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극한까지 하는 거 같다”며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번 운동을 시작하면 엄청 열심히 한다고 밝혔다. 조한선도 사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반전의 대답을 내놨다. 주어진 역할에 열심히 준비할 뿐이라고.

영화 결말에 있어서도 두 배우는 일맥상통했다. ‘새드앤딩이 좋다는 성훈과 조한선. 이들은 영화 자체가 주는 무게가 있기에 비극이 흐름상 맞는 거 같다며 입을 모았다. 한마디 한마디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특히 조한선은 경상도 출신이 아님에도 영화에서 찰진 사투리를 구사한다. 그는 지금까지 총 6작품이 모두 부산에서 촬영했는데 배역에 따라 같은 지역이라도 사투리가 다르다고 했다.

<친구>, <해운대> 등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중 대박 난 경우가 많았다. 이번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역시 스크린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바, 조심스레 공약을 물었다.

허황된 꿈을 꾸지 않는다는 성훈은 저번에 조한선과 술자리에서 20만 명이 넘으면 1년 동안 제가 형 부탁을 들어주고, 안 넘으면 형이 제 노예가 되기로 했다”며 자신들의 공약을 공개했다.

팬들을 위한 공약으로는 조한선이 20만 명이 넘으면 <돌아와요 부산항애> 이름으로 엠티를 가자고 제안했다. 팬 분들을 선정해서 1박 2일로 놀러가 직접 요리도 해주고, 장기자랑도 하고, 끝나면 술 한잔도 하겠다며 호탕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해 한마디를 부탁하자 조한선은 요즘 외화가 많은데 한국 영화가 잘되는 걸 너무나 반기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한국 영화가 잘되는 김에 ‘신과함께도 보고, ‘1987도 보고 더불어 저희 영화도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박하게 말했다.


너무 욕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현실적인 얘기다. 대작들이 많다보니 저희는 중간에 껴 있는 샌드위치 같은 존재”라며 스크린 확보도 어려웠고,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크지 않다보니 다른 영화까지 다 보시고 저희 영화도 봐주셨으면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성훈 역시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해 찍었기에 보시면서 비난할 거는 확실하게 비난하시고 그 중에 작은 칭찬 한마디라도 해주시면 그걸로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번 영화가 첫 스크린 진출이라는 성훈은 연기생활에 있어서 탄탄대로나 그런 걸 꿈꾸지는 않는다”며 비난도, 칭찬도 많이 해달라”고 강조했다.

슬픔에 적셔진 눈동자. 그러나 웃을 때는 한없이 해맑은, 미사어구로 가득 찬 말들이 아닌 그들의 솔직하고 담백한 한마디 한마디가 진심으로 다가왔던 것일까. 카페에 오랜 시간 앉아있다 나오면 옷에 원두의 로스팅 향기가 은은하게 남아있는 것 마냥 인터뷰를 끝낸 기자에겐 두 배우의 잔향이 남아있었다.

엇갈린 운명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형제 이야기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20년간 떨어져 지낸 이들은 부산 최대 범죄조직이 가담한 유물 밀반출 사건을 계기로 재회하는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감정선을 담아 만들었다는 이 영화는 1월 3일 개봉예정이다.

->[인터뷰①]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브로맨스 도전한 조한선 성훈같은 친동생 있었으면 좋겠어요”

[MBN뉴스센터 김소라 기자(sora@mbn.co.kr)/ 강다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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