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반으로 접거나 망치로 내리쳐도 작동"…UNIST `폴더블 배터리` 개발
입력 2017-12-27 14:45  | 수정 2017-12-27 14:48
폴더블 배터리의 모습과 이 배터리를 접고 구부리고 두드리는 장면 [자료제공 = UNIST]

국내 연구진이 180도 접거나 망치로 내려쳐도 끄덕 없는 유연한 배터리를 개발했다.
27일 UNIST 송현곤·박수진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접어도 성능이 유지되는 '폴더블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전됐다 방전되는 이차전지다. 새로 개발된 배터리는 1000번을 접었다 펴도 물리적·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각도로 접어도 배터리 용량에 변함이 없었으며, 반으로 접어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이 같은 기술은 디스플레이를 접어서 쓰는 휴대폰 등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망치로 두드리거나 구겨도 LED 전구를 켜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기존 딱딱한 전극 물질을 유연한 재료로 바꾸면서 구조도 새로 제안한 결과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UNIST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송현곤 교수, 송우진 연구원, 황치현 연구원, 박수진 교수 [자료제공 = UNIST]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는 전극에 들어가는 물질이 딱딱해 구부리거나 접으면 전기전도성이 낮아졌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연하고 구멍이 많은 고분자 나노물질을 지지체로 사용하고, 전자를 전달하는 리튬이온이 포함된 '활물질'을 지지체에 단단하게 고정시켰다.
집전체에 활물질을 단단하게 붙이는 기술로는 '초음파 분무법'이 이용됐다. 양극에는 초음파 에너지를 쏘아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초음파 분무 장치에 막대기 모양인 탄소나노튜브와 활물질을 함께 넣고 뿌렸다. 이렇게 하면 탄소나노튜브가 활물질을 집전체 위에 단단하게 고정된다. 음극에는 탄소나노튜브 대신 은나노와이어(Siver Nanowire)와 활물질을 함께 뿌려 집전체에 고정했다.
송 교수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시스템에 사용하던 다양한 활물질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이번 연구는 유연성을 가지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폴더블 배터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실렸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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