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시장 강타한 `중위험·중수익` 공모펀드
입력 2017-12-25 17:11  | 수정 2017-12-25 21:28
공모펀드 시장에서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주식·채권 혼합형 펀드가 올해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9000억원 넘게 설정액이 급증하며 시장을 강타한 히트 상품이 됐다. 주식 혼합형 펀드는 주식을 약 60%, 채권을 약 40% 비중으로 담아 순수 주식형 펀드 대비 안정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올 한 해 코스피와 코스닥이 가파른 랠리를 펼친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안정성을 높인 상품에 매력을 느낀 투자자가 많았다는 얘기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식 혼합형 펀드에 연초 이후 지난 21일까지 9065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232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주식과 채권을 골고루 담아 변동성을 크게 줄인 것이 가장 큰 인기 비결로 꼽힌다. 주식 혼합형 펀드는 연초 대비 평균 10.7%의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21.96%)의 절반에 불과했다. 하지만 채권을 비중 있게 담은 특성상 연중 내내 수익률 그래프가 고른 특성을 보였다. 특히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식 혼합형 펀드의 장점이 십분 발휘됐다. 주식 혼합형 펀드 5년 수익률은 18.3%로 주식형 펀드 평균(22.63%)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박희봉 DB자산운용 본부장은 "증시가 위아래로 요동쳐도 펀드에 높은 비중으로 담긴 채권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며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해주는 효과도 낸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1개월간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2.6%로 부진했지만 주식 혼합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16%로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코스피와 코스닥 전망이 어떻게 될지 몰라 베팅을 망설이는 투자자라면 주식 혼합형 펀드가 하방경직성을 갖춘 대안일 수 있는 셈이다.

일부 주식 혼합형 펀드는 연초 대비 2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성과 측면에서도 주식형 펀드에 뒤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TB자산운용이 내놓은 KTB액티브자산배분형펀드는 지난 21일까지 연초 이후 22.8%의 고수익을 냈다. 신한BNPP순수가치주펀드, 키움프런티어배당주펀드가 연초 대비 16~17% 안팎의 수익률을, 대신밸런스연금증권전환형펀드와 하이스마일연금증권전환형펀드는 15%대의 성과를 기록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 인기 랠리를 등에 업고 비슷한 구조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성과를 내고 있다. KB자산운용이 내놓은 KBSTAR주식혼합증권 ETF는 연초 이후 17.7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KODEX 200미국채혼합 ETF는 코스피200과 미국 국채 10년물에 4대6의 비율로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 국채 비중을 높여 위기에 강한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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