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실탄10조 확보한 유화…내년 M&A 큰장 선다
입력 2017-12-24 17:15  | 수정 2017-12-24 20:56
내년에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정유·화학업계가 1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24일 정유·화학 주요 8개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이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8조4618억원에 달한다. 정유·화학업계 모두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이들 기업의 보유 현금 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유화학 업계는 넉넉한 실탄을 활용해 설비 증설 투자는 물론 신사업 확대 등 제품 포트폴리오와 다각화를 위한 M&A에 매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롯데케미칼·LG화학·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기업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된다. 올 초 3조원의 투자 목표를 세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화학, 석유 개발, 배터리 사업 등에서 이미 3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내년에도 M&A와 설비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상장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SK이노베이션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적극적인 M&A와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미국 1위 화학업체 다우케미칼의 고부가가치 접착수지(EAA) 사업을 3억7000만달러(약 420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이달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했다.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 등 신성장동력 사업에도 1조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화학업계 1·2위 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도 M&A와 설비 투자를 통한 사업 확대를 모색할 전망이다. 올 한 해 적극적인 M&A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온 LG화학은 내년에는 넉넉한 자금 사정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미래사업 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도 2020년 글로벌 상위 10위 종합화학기업 도약을 목표로 내년에 해외 M&A를 통한 사업 확장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는 최근 인도네시아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생산업체인 PT 아르베 스티린도와 PT ABS인더스트리를 인수했다. 허수영 롯데 화학 BU장은 최근 석유화학협회 이사회에서 "추가 M&A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며 "항상 준비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석유화학 사업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투자를 모색 중이다. GS칼텍스 측은 "원유 도입에서 정제·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생산 경쟁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을 위해 석유화학 등 비정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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