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또 '필로티 구조'…대형화재 때마다 원인
입력 2017-12-23 08:50  | 수정 2017-12-30 09:05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대형화재 때마다 원인으로 지적된 문제점이 어김없이 재연됐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무사안일 병폐가 여전함을 보여줍니다.

1층 주차장에서 불이 시작돼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진 화재 양상은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건물 하단부에 외벽을 없애고 기둥만 세워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구조가 지닌 맹점입니다.

값은 싸지만, 불이 나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유독 가스를 내뿜는 '드라이비트' 공법의 위험성 역시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는 물론 2014년 고양 터미널 화재 때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빼곡히 주차된 차들로 소방차 진입이 가로막히고, 복잡한 건물 구조로 인해 인명 피해를 키우는 등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던 문제점도 이번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1층 주차장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시작됐습니다. 1층 주차장 오토바이에서 불길이 시작된 의정부 화재 사례와 닮은꼴입니다.

두 건물 모두 1층을 비워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구조입니다.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나면 주변에 주차된 차들로 금방 번진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도 시작은 오토바이 키박스에서 일어난 불꽃이었지만 주변 차들의 연료통 속 가연성 연료가 폭발하며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졌습니다.

주차장이 불길에 휩싸이면 마치 건물 아래에서 불을 지피는 꼴이 됩니다. 이때 건물 외벽 마감재로 사용한 드라이비트는 불길을 위로 퍼지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합니다. 제천 스포츠센터와 의정부 화재, 그리고 고양 터미널 화재 모두 외벽에 드라이비트 공법이 사용됐습니다.

제천 화재의 경우 필로티 구조의 1층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불이 시작돼 위층으로 순식간에 번지며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필로티 구조 건축물은 입구가 주차장과 연결돼 있습니다. 1층 주차장이 불바다로 변하면 입구는 대피로 역할을 할 수 없어 저층 주민들은 입구로 대피하려다 변을 당하기 쉽습니다. 결국 고층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구조를 위해서는 고가차, 굴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대형 장비들은 진입로가 좁은 곳 근처로는 들어오기 힘들어 인명구조에 차질을 초래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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