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스타트업 100여곳 투자 `유니콘 기업` 키우겠다
입력 2017-12-21 17:40  | 수정 2017-12-21 20:45
◆ 레이더 M / 유승운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
"우버나 에어비엔비 같은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 내겠다. 씨만 뿌리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물도 주고 영양분도 공급하면서 큰 위너가 나오도록 지원하겠다."
유승운 케이큐브벤처스 공동대표(45)는 최근 판교 케이큐브벤처스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초기 스타트업 중심으로 투자하는 투자 전문회사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2012년 설립했으며 현재 카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7일 760억원 규모 신규 투자 조합인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펀드' 조성을 발표하면서 총 펀드 운용 자산(AUM)이 2046억원을 돌파했다. 이번 펀드는 케이큐브에서 조성한 6번째 펀드로, KIF투자조합에서 180억원, 성장사다리펀드 내 기술금융투자펀드에서 150억원, 한국모태펀드 3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130억원 등을 출자받았다. 유 대표는 "자사에서 구성한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크다"면서 "금융위원회 등 정부에서 펀드 대형화를 유도하고 있는데, 760억원 규모는 벤처캐피털(VC) 펀드에서 작지 않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케이큐브 투자 철학은 확고하다. 기존 운용 자산 규모가 큰 대형 VC와 달리 역량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원칙을 설립 초부터 지켜오고 있다. 특히 선행기술(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게임, 모바일 서비스(O2O·온라인 기술을 통해 오프라인 수요와 공급 연결 등)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왔다. 현재까지 투자한 스타트업만 100개가 넘는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는 한국형 넷플릭스인 왓챠플레이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스, 모바일 게임 전문 기업 넵튠, AI 헬스케어 전문 기업 루닛 등이 있다.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초기 단계 투자에서 더 나아가 선별적 후행 투자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대표는 "미국은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유니콘 기업도 최초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왔다"면서 "투자 성공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펀드 규모를 대형화하고, 후행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투자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사람'을 꼽았다. 유 대표는 "제품이든, 서비스든, 회사경영이든, 결국 뭐든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서 "투자는 단순히 돈 주고 주식을 받는 게 아니라 투자를 통해 길게는 수십 년 인연을 맺게 된다. 이 때문에 투자를 '결혼'에 비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펀드 운영 성과도 성공적인 편이다. 그는 "다른 VC들과 달리 초기 기업에 투자하다 보니 엑시트(Exit·성공적인 투자 회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성공적인 편"이라면서 "구체적인 수익률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처음 조성한 펀드는 이미 출자원금을 돌려드린 지 오래"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케이큐브에서 투자해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으로 투자 회수에 성공한 기업은 6곳이다.
유 대표는 "우리만의 투자 철학을 갖고 시작한 투자들이 결실을 맺어 한국 스타트업 미래도 밝히고, VC 미래도 밝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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