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메르켈, 베를린 크리스마켓 테러 1년 만에 `국가 잘못` 시인
입력 2017-12-20 14:01 

지난해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트럭 테러가 발생한 지 1년 만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족들을 만나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19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테러 발생지인 카이저 빌헬름 메모리얼 교회에서 열린 테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메르켈 총리는 테러 발생 이후 4차례 사고 현장을 방문했지만 유족과 함께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유족들을 위로하면서 "오늘은 애도의 날이지만 잘 작동하지 않았던 것들을 개선하는 의지를 확인하는 날이기도 하다"며 "테러 예방과 사후 대처 과정에서 국가가 취약했다"고 인정했다.

그동안 유족들은 정부가 유족 위로와 보상 등 테러 사후 대처에 소극적이라며 비판해왔다. 이달 초에는 "테러는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발표하고 메르켈 총리의 무대응을 비난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지난 18일 유족들을 총리관저로 초청해 처음으로 맞대면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다친 많은 분들이 테러 이후 국가에 외면당했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고 절망할 필요가 있다"면서 테러 대처과정의 미흡함을 반성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희생자가 입은 피해를 상징하는 17m 길이의 바닥 조형물이 제막됐다. 교회 계단에는 테러 희생자 12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올해도 열리고 있는 크리스마스 시장은 희생자를 기린다는 의미로 이날 하루 문을 닫았다. 올해는 테러 방지를 위해 시장 주변에 콘크리트벽이 설치됐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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