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감성을 담은 아날로그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구닥과 후지캠. 사진에 노이즈가 들어가거나 색상이 변형돼 꼭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찍는 듯한 느낌이 든다. 두 앱은 소비자의 감수성을 자극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SNS에 연일 사용 후기가 올라와 화제가 됐다.
구닥은 지난 7월 출시 후 3개월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100만회 이상 다운로드 됐다. 1.09달러를 내야 하는 유료 앱이지만 16개국에서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사용자들은 구닥의 인기 요인으로 '불편함'을 꼽는다. 사진을 찍으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오히려 과거의 향수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구닥으로 사진을 찍을 때는 화면에 뜨는 작은 뷰파인더로만 피사체를 볼 수 있다. 24장짜리 롤 필름을 재현한 탓에 한 시간에 찍을 수 있는 사진도 24장으로 제한됐다. 인화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3일이 뒤에야 사진을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한 구닥 이용자는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잊을 때쯤 사진이 뜬다"며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무한정 찍고 바로 삭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이는 풍경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사진을 찍게 된다"고 후기를 남겼다.
옛날 필름 카메라의 화질을 얻고 싶지만, 기다리는 불편함이 싫다면 후지캠을 쓰면 된다. 무료 제공 앱인 후지캠은 구닥과 다르게 사진을 무한정 촬영할 수 있고, 결과물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뷰파인더를 확대하면 피사체가 스마트폰 화면 전체에 뜬다. 아날로그 느낌은 그대로 살리고 인위적인 노이즈나 밝기조정은 최소화해 화질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무료지만 결과물은 유료 못지 않다"는 평을 남겼다. 최근 후지캠을 다운받았다는 이용자는 "필터의 색이 부각되기보단 물체 본연의 색이 잘 부각되게 만든 것 같다"고 사용 후기를 전했다.
다만 두 앱 모두 안드로이드 버전은 없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탔지만, 여전히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앱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유행이 지나기 전에 구닥이나 후지캠 뭐라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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