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점포축소·명퇴…`칼바람`에 떠는 은행맨
입력 2017-12-18 17:07  | 수정 2017-12-18 22:37
주요 은행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 감축과 영업점 통폐합에 나섰다.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은행들은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고 영업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11개 영업점을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동역삼점·창동아이파크점·센트럴시티점 등 수도권 영업점 7곳과 대구와 부산 각각 2곳의 영업점은 내년 2월 말 문을 닫는다. 점포 통폐합 작업을 마치면 국민은행 영업점은 현재 1061개에서 1050개로 줄어든다.
신한은행 역시 이달 말까지 19개 영업점을 줄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영업점은 현재 884개에서 865개로 감소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영업점끼리 거리가 가까워서 고객층이 겹치는 곳을 중심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현재 전국에 영업점 1162곳을 두고 있지만 연내에 13개 지점을 줄일 계획이다. 현재 776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KEB하나은행 역시 점포 축소 기조다. 다만 최근 점포 개설 수요가 생긴 인천공항 출장소와 평창동계올림픽 출장소는 신규 영업점을 내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에 따른 근거리 영업점 통폐합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연말까지 점포를 조정할 계획은 없지만 영업점 효율화에 나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점포 간 격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만큼 영업점을 전체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점포 수 감소와 함께 전체 은행의 직원 수 역시 줄어들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이달 말 530여 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단행한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한 범농협에선 총 퇴직자가 800명에 달한다. 지난해 범농협에서 615명이 퇴직한 것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숫자다.
농협에선 매년 임금피크제 대상인 만 56세 직원(올해 1961년생)이 퇴직하는데 올해는 1967년생 신청자도 있었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26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그 밖의 직원은 20~36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받는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농협은행은 1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이 책임자급 직원이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 문제와 비대면 거래 활성화에 따른 점포·인력 감축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퇴직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매년 1월 임금피크제 대상자 위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데 내년에도 동일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3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의 2018년도 상반기 임금피크 적용 개시 연령 대상자(만 55세)는 16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자 중 임금피크 특별퇴직을 선택하면 연봉 260% 선인 약 31개월치 급여를 받게 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베이비부머 세대 대상 본격화로 전년 대비 임금피크 적용 대상자가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은행권은 직원과 영업점을 감축하며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영업점 5곳을 대상으로 영업시간을 오전 10시~오후 5시로 확대한 '애프터뱅크'를 도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밀집지역, 유통센터 연계지역 등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시범 운영을 한 뒤 탄력 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사전 신청으로 영업점 대기시간을 줄이는 서비스 출시와 함께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RPA) 시행에 들어갔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란 업무 효율성과 정확도 개선을 위해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업무 자동화로 직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기업 대출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 심사·승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은행원이 직접 했던 신용평가, 한도 설정 등 대출 실행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점 통폐합과 인력 감축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7년은 많은 은행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지만 2018년은 비용 절감과 효율화 성공 여부에 따라 은행 간 진검승부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 정주원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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