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 영국과 EU의 무역협정 등을 논하는 '브렉시트 2단계 협상' 진입을 결정했다. 본격적인 협상은 내년 3월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을 제외한 EU 27개국 정상들은 15일(현지시간) 지난 6개얼 동안 진행된 브렉시트 1단계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뒤 2단계 협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1단계 협상 내용으로는 영국의 브렉시트 위자료 납부, EU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동 보장, 아일랜드 국경 문제 등이 포함돼 있었다. 2단계 협상에서는 영국과 EU 간의 무역헙정 등 좀 더 구체적인 경제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EU 27개 회원국이 내부적으로 (2단계 협상을) 준비하고 (2단계) 협상에 대한 영국의 비전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영국과 탐색적 접촉을 할 때"라고 말했다.
EU가 제시한 브렉시트 협상 2단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U는 영국과 내년 1월에 브렉시트의 실제 이행 기간을 의미하는 '전환기(transition period)'에 대한 협의를 시작한 뒤 무역협정에 관한 실질적 논의는 내년 3월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공식 브렉시트 기한이 2019년 3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협상 시한이 길어야 1년 남은 셈이다.
이와 관련 테리사 메이 총리는 무역 협정 등 모든 문제를 2019년 3월 이전에 끝내놓기를 희망하지만 EU는 "무역협정은 영국이 EU를 탈퇴해야만 최종 승인이 가능하다"고 밝혀 협상의 진통이 예상된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브렉시트와 관련해) 가장 어려운 시간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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