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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장서희 “‘아내의 유혹’으로 전성기, 하지만 대중과 거리감 컸다”
입력 2017-12-16 07:01 
장서희는 김순옥 작가와의 두 번째 호흡에 아주 흡족해 했다. 사진 I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배우 장서희가 자신의 전성기를 열어준 드라마 ‘아내의 유혹(2009) 김순옥 작가와 SBS 언니는 살아있다(2017)를 통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전작의 아우라가 워낙 컸던 탓에 주변의 우려와 선입견이 컸지만, 김 작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워낙 두터웠단다. 그리고 그것은 적중했다.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장서희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긴 호흡에,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며 보낸 바쁜 스케줄에 지칠 법도 한데 굉장히 행복한 모습이다. 많은 우려와 기대, 부담을 동시에 안고 시작한 작품이었는데 무사히 완주해 기쁘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역할을 맡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촬영 때마다 설레고 즐겁고 재미있었다. 내 안의 무언가를 제대로 깨운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극 중 민들레 역을 맡은 장서희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하며 의외의 매력을 발산했다. 한 때 잘 나가다 지금은 한물 간 여배우 민들레. 연기 경력에 비해 연기력은 따라주지 않는 ‘발연기의 소유자이자 ‘사이다 발언을 서슴지 않는 당찬 캐릭터였다. 엉뚱하면서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저런 언니 한명 꼭 갖고 싶게 든든한 요소를 모두 지닌, 현대판 러블리 캐릭터의 끝판왕이다.
장서희는 허당에 푼수인데 할 말은 또 다 하고, 엉뚱하고 철이 없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다. 이런 연기는 처음”이라면서도 솔직히 평소 내 모습이 기존의 작품들로 생겨난 ‘센 언니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어서 연기하기에는 이번 역할이 편하고 재미있더라. 다만 보는 분들이 익숙지 않아 어색함을 느낄까봐 우려가 되더라”라고 털어놓았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는 저 역시 걱정이 많았어요. 일단 ‘아내의 유혹의 그림자가 아직까지도 짙게 남아 있는데다 항상 해온 역할과는 너무 다른 캐릭터였으니까요. 하지만 배우 장서희의 모습부터 인간 장서희까지 너무나 저를 잘 아는 작가님이기 때문에 그저 믿고 가기로 했어요. 작가님이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봐라고 하셨을 때 저절로 ‘네라고 답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제 믿음, 그 이상의 애정과 열정으로 ‘민들레 캐릭터를 정말 사랑스럽게 완성시켜주셨어요. 그 진심을 촬영마다 느꼈죠.”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밝고 유쾌한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소화한 장서희. 사진 I 강영국 기자
실제로 언니는 살아있다 방영 내내 ‘민들레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작품 전체를 두고 보면 김순옥 작가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장서희라는 배우와 그녀가 연기한 ‘민들레라는 캐릭터의 측면에서는 그야말로 신선함 그 자체였다. 장서희는 드라마 속 러브라인과 코믹을 담당하며 ‘쉼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그는 사실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솔직하고, 재미있는 걸 너무나 좋아한다”면서 안 해본 연기, 새로운 정서, 재미난 상황들이 너무나 좋았다. 촬영장을 가는 길이 항상 설렜다.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작가님이 캐릭터 하나 하나에 정말 큰 애정을 쏟아주신 것,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호흡을 맞춘 손창민 선배님의 열정과 배려가 ‘민들레를 그렇게 사랑스럽게 완성시켜준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손창민 선배님은 정말 최고의 파트너였어요. 오랜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열정도 대단하셨죠. 어떻게 하면 우리 케미가 더 살고, 분위기가 더 살고, 파트너인 제가 돋보일지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셨어요.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직접 챙기시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시고요. 선배님도 사실 ‘멜로의 왕자였는데 세월이 흘러 누군가의 아빠 역할만 하시다가 오랜만에 멜로를 하니 더 즐거워해주셨던 것 같아요. 전 그 열정과 행복한 기운에 함께 덩달아 이끌려 갔고요.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해요.”
모든 게 하나같이 좋았다며 웃음이 끊이질 않는 그녀였다. 장서희는 사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얻고, 깨어난 게 많아 뿌듯하고 용기가 생긴다”며 밝고 즐거운 연기를 하니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보다 대중적인 모습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욕심도 커졌다.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사실 ‘아내의 유혹을 할 땐 시청률도 높고 중국 진출도 하고 과분한 상도 타고…배우로서는 너무 많은 걸 얻고 행복했지만 많은 분들이 어려워했어요. 길에서 마주친 일반인 분들은 물론이고, 독하고 세고 완벽한 이미지가 강해 많은 분들이 거리를 뒀죠.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이런 면이 있었니? ‘장서희씨, 이런 연기도 잘 어울리네요 등의 반응이 많았고, 길거리에서도 말을 거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팬카페에 초등학생, 중학생 팬들이 생겨서 신기하고 행복해요. 앞으로는 더 새로운 모습으로 친숙하게 다가갈게요. 기대해주세요!”
장서희의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녀는 현재 올리브 관찰 예능 ‘서울메이트에을 통해 시청자들과 또 다른 소통을 하고 있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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