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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초점]기대이상 ‘강철비’VS 기대했건만 ‘신과 함께’, 마지막 ‘1987’은?
입력 2017-12-13 09:3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올해 극장가 빅3가 차례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북핵 문제를 현실적으로 담아낸 ‘강철비(감독 양우석)에 이어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가 차례로 공개된 가운데 마지막 주자인 ‘1987은 오늘(13일) 그 베일을 벗는다.
가장 먼저 공개된 ‘강철비의 경우, 일단 평단의 반응은 호평이다. 영화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핵전쟁일 것이라는 감독의 현실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북한이나 북한에 사는 동포들, 남북이 가진 동포들, 남북을 바라보는 시각들을 입체적이고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묵직한 메시지, 그동안 흔히 접해왔던 남북문제, 정우성 곽도원이라는 늘 봐왔던 두 충무로 스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사실 기대치는 호불호가 갈렸다. 상업 영화에서 과연 이 복잡하고도 풀리지 않는 무서운 현실에 대해 얼마나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던져줄 수 있을지 우려도 컸다.
하지만 영화는 왜 북핵 문제가 단순히 대한민국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닌지, 우리가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이 현실에 대해 회피의 시선이 아닌 정면으로 바라봐야 하는 지에 대해 냉정하고도 정확하게 그리고 우직하게 짚어낸다. 언젠가 일어날 일에 대한 예언이나 상상이 아닌, 이미 익숙해진 문제라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물음을 던진다.

무엇보다 양우석 감독은 이번에도 지극히 ‘뻔한 것과 결코 ‘뻔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확실하다.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미래지향적인 시선은 소모적인 담론을 건너뛰고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안 모색에 눈을 돌리게 한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체감하고 있지 못한 무서운 현실에 대해 제대로 경각심을 일깨운다.
감독이 제안하는 영화적인 해결책이나 어떤 사상에 찬반을 논한 필요는 없다. 이 강력한 화두에 대해 우리가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치열하게 고민한다면 성공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철비는 완벽하게 제 몫을 해냈다.
바로 다음날인 지난 12일에는 두 번째 주자인 ‘신과 함께 : 죄와 벌의 경우는 엇갈리는 반응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기발하고도 스토리가 탄탄한 웹툰을 원작으로 사후 세계와 각종 신들을 영화화했다는 점에서, 여기에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이정재 등 티켓 파워가 가장 강력한 충무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에서 단연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세 작품 가운데 단연 가장 큰 기대를 모은 게 사실이지만 베일을 벗으니 썩 기대를 넘친 못한다. 나름대로의 강력한 강점과 단점이 공존하긴 하지만 높은 기대치를 채우진 못했다.
작품은 ‘저승에 온 망자(차태현)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타인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귀인 차태현의 인생은 ‘TV 인간극장을 보는 듯하고, 그의 처절하고 훈훈한 사연이 공개될 때마다 울려 퍼지는 웅장한 배경 음악은 반복적으로 감동을 강요한다.
가난한 가정의 농아인 어머니, 몸이 약한 동생.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등바등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형제와, 그들을 감싸 안는 전통적인 어머니의 이야기. 예정된 신파는 어김없이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며 마무리에 열을 올린다.
너무나 많은 카메오들이 만화적 캐릭터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이토록 많은 스타 배우들과 어마어마한 자본, 각종 화려한 장치들이 과연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로 영화의 메시지나 갈등과 해결의 과정은 일차원적이고 진부하다.
굉장히 정직한 메시지를 품고 있는 착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힘이 강력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어울리지 않은 과도한 포장 때문이다. 원작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지만, 오히려 원작을 과도하게 의식한 나머지 영화적 독립성이나 창의성에 제대로 힘을 쏟지 못한 모양새다.
마지막 주자는 ‘1987이다.
영화는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다. 각자의 양심과 신념으로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인물들의 삶이 릴레이처럼 담긴다.
옳은 일이라 믿고 용기를 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가슴 아픈 과거,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담았다. 과연 어떤 평가로 관객들을 만날 지, 올해 마지막 극장 대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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