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12일 '초등학교 교실을 활용해 공공보육시설을 확충해달라'는 요청을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15분 현재 약 575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마감일은 다음달 11일이다.
유 작가는 개요를 설명하는 글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청와대에 직접 청원할 수 있기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정책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유 작가는 슬하에 2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둘째 자녀는 새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다. 그는 사실상 자녀 양육을 마쳤지만 "자녀 보육을 고민하는 젊은 부모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저출산은 다양한 사회적 개별 원인이 복합 작용해 생긴 현상이라 한 두 가지 대책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면서 "젊은 부모가 마음을 놓고 필요한 시간 만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기가 어려운 게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작가는 최근 출산률 저하로 초등학생이 감소한 데서 착안해, 초등학교의 여유공간을 보육시설을 활용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2002년 414만명에 달했던 초등학생 수는 2017년 267만명으로 150만명 가깝게 줄어들었다. 이에 빈 교실을 특별활동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유 작가는 "출생아 감소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져 초등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 것"이라며 초등학교를 보육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초등학교는 다른 시설보다 쾌적한 환경을 갖고 있고, 젊은 부모가 살고 있는 모든 동네에 위치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출입구와 동선을 잘 조정한다면 초등학생 교육에도 특별한 지장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어난 국가부채와 낮아진 경제성장률로 인해 재정 여력이 소진된 탓에 정부가 공공보육시설을 많이 짓는 것이 어렵다"며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지으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 (초등학교를 보육시설로 이용하는 것은) 국가의 시설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유 작가는 이 아이디어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도 설명했다. 교육은 교육부가, 보육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관할한 탓에 그동안 정책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는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한 부처가 하든, 여러부처가 하든 원하는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만 있으면 된다"며 "청와대와 총리실이 강력한 조정 통합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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