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6년째 실적 `쑥쑥`…내년 더 기대되는 4인방
입력 2017-12-11 17:41  | 수정 2017-12-11 20:32
LG생활건강, 넷마블게임즈, LG유플러스, 현대글로비스가 2012년 이후 내년까지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해 '꾸준함의 대명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 같은 6년 연속 이익 증가는 삼성전자도 못 이룬 '금자탑'이다. 내년에도 각각 화장품·게임·통신·운송 업종에서 '대장주' 혹은 '대항마'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올해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는 대형주 중 내년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63개 상장사를 분석해보니 4인방은 6년(2012~2018년) 연속 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도 분기 혹은 연간 단위로 실적이 부침을 겪는데 수년간 이익 증가를 이어간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사례"라며 "업종 내 독점성이 강하거나 그동안 사업 다각화로 위기관리 능력이 증가한 경우 꾸준한 실적 증가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은 올해 93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아모레퍼시픽(6017억원)과 격차를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대장주였던 아모레퍼시픽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2위로 밀릴 전망이다. 내년 LG생활건강은 사상 첫 영업이익 '1조클럽'에 오를 전망이지만 아모레퍼시픽은 7912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이 잘나가는 이유는 화장품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군을 갖춘 데다 매출 지역도 다변화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이 종목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7.8%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비중은 14.9%로 아모레퍼시픽(32.9%)의 절반 수준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작년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다. 아모레퍼시픽(41%)에 비해 중국 사드 악재에 덜 민감한 구조다.

최고경영자(CEO)의 체질 개선 노력이 올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05년 부임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최근 LG그룹 인사를 통해 내년까지 임기를 보장받게 돼 13년째 연임에 성공했다. 이 같은 차 부회장의 '장기 집권'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사업 다각화에 성공해 매년 이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비중이 52%로 아모레퍼시픽(90%)보다 낮다. 대신 생활용품(26%)과 음료(22%) 사업이 계속 성장 중이다.
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게임즈는 2012년 이후 꾸준히 이익이 증가하는 '우량주'로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상장됐다. 공모가 희망 밴드 최상단인 15만7000원으로 결정돼 일각에선 '고평가 논란'이 나왔지만 상장일 이후 주가는 지난 8일까지 14.5% 오르며 힘을 내고 있다.
이 같은 강세는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70% 늘어난 9833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증권가 예상 때문이다. 국외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3분기 국외 매출은 410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0.5%를 차지해 국외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글로벌 인기가 계속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따라 중국 진출 기대감도 형성돼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검증된 모바일 게임들이 내년 중국에서도 정식 출시돼 인기를 끈다면 또 다른 주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업자 중 활짝 웃는 곳은 LG유플러스다. 다른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의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 대비 나란히 하락한 가운데 LG유플러스만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상승하며 대조를 이뤘다. 가입 요금이 비싼 LTE(롱텀에볼루션) 비중이 다른 업체보다 높은 데다 인터넷TV(IPTV),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 호조 덕분이다. 2012년 1268억원의 영업이익은 내년에 8881억원으로 6년 만에 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운송업체 현대글로비스 역시 6년 연속 실적 증가가 예고됐지만 주가는 올 들어 1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위주 사업인 완성차 해상 운송뿐만 아니라 자동차반조립 제품 판매, 벌크선 운송 사업 등 사업이 다각화돼 있어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적자를 냈던 벌크선 사업이 좋아지고 있고 반조립 제품 사업도 거래처가 다양해지면서 완성차 부문 의존도가 낮아져 안정적 영업이익률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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