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강남맘이 열광한 유럽 최고분유, 35개국 과학자들 모여 만들었죠 "
입력 2017-12-11 11:29  | 수정 2017-12-12 11:38

"한국에선 강남분유로 불리지만 본래 우리의 애칭은 '1000일의 동반자'에요."
유럽 1위 분유 브랜드 '압타밀'은 한국에서 '강남분유'로 불린다. 한국에 소개된 적이 없는데도,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해외 직구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워낙 높은 인기를 자랑하자 압타밀의 제조업체 '다논 뉴트리시아'는 지난 3월 이마트와 독점계약을 맺고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난 현재 압타밀은 마트 분유 매출의 16% 이상을 차지하며 수입분유 역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압타밀 때문에 마트에 간다는 젊은 부부가 많을 정도다. 비결을 듣고자 최근 서울 중구 수화동에서 알렉산더 프레리 다논 뉴트리시아 한국 대표를 만났다.
프레리 대표는 "전세계를 통틀어 한국 소비자들만큼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는 국민은 없다"며 "다논 뉴트리시아가 유럽 영유아 영양식품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기에 눈에 띈 듯 하다"고 웃었다. 실제 다논 뉴트리시아는 유럽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1896년 네덜란드에서 '뉴트리시아'로 창립한 후 무려 120년 간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2007년 프랑스 다논그룹에 인수되며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오랜 기간 왕좌를 지킨 비결로는 '고품질'을 꼽았다. 그는 "네덜란드 본사의 R&D센터에는 35개 국가에서 온 600명의 과학자들이 상주하고 있다"며 "품질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장수의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초 세슘 검출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냐고 묻자 잘못된 정보라고 일축했다. 프레리 대표는 "한국 식약처가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안전하다고 명확히 밝혀줬다"며 "우리 제품은 모든 안전 규범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진출한 것도 규정을 준수하고 싶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 각국의 분유 규정이 조금씩 다르기에, 해외 직구를 하다보면 억울한 논란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것.
아이가 탄생한 시점이 아니라, 산모가 아이를 임신한 시점부터 영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성공 요인으로 지목됐다. 프레리 대표는 "우리는 다른 회사와 달리 산모가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의 영양을 관리한다"며 "생전 9개월부터 생후 24개월까지 1000일의 여정을 함께하니 산모들이 파트너로 인식해주신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아직 압타밀 단일 브랜드만 들어왔지만, 내년부턴 한국에서도 '1000일의 동반자'로 활약한다는 목표다.

프레리 대표는 18개월 안에 8가지 제품으로 이뤄진 '뉴트리맘'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할 계획이다. 뉴트리맘은 산모와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한 영양 제품이다. 대표제품은 임산부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을 한 데 담은 시리얼 바가 될 전망이다.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임산부, 산모 케어라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다논 뉴트리시아는 이미 카카오톡을 통해 상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프레리 대표는 "유럽에서 성공한 것도 탄탄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네덜란드 본사의 영양 전문 상담가가 직접 한국에 와 교육을 담당할 예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레리 대표는 국내 임산부 영양식품 시장의 성장 여력이 무척 높다고 분석한다. 그는 "유럽에서 임산부 영양식품은 거대한 사업 중 하나"라며 "심지어 필리핀에선 임산부 식품 시장이 6000만유로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한국에는 미네랄이나 비타민이 영양식품의 전부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신규 제품과 서비스는 역시 이마트를 통해서만 선보일 예정이다. 이마트가 마트 시장의 최강자일 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란 입장이다. 프레리 대표는 "이마트 온라인몰을 통해 주문하면 3~4시간 안에 배달이 되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한국의 전자상거래 산업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은 유럽 시장이 배울 게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 그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트렌드를 정리해 글로벌 본사로 전달하는 역할도 도맡고 있다.
프레리 대표는 마지막으로 2020년까지 분유 시장을 리드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임산부와 산모 곁에 언제든 대기하는 기업, 365일 24시간 만나볼 수 있는 기업으로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리 대표는 12년간 미국, 스위스, 이집트, 레바논 등 세계 각국에서 영양 사업을 도맡아 본 전문가다. 네슬레 본사 브랜드 매니저와 히로그룹 유아 뉴트리션 마케팅 담당을 거쳐 2017년 다논 뉴트리시아의 영유아 뉴트리션 한국 대표로 임명됐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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