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지식재산권(IP) 등 신기술 관련 투자를 적극 늘리겠다. 새 정부 들어 혁신 산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까닭에 신기술 금융이 투자은행(IB)의 새 먹거리가 될 여지가 열린 셈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부문 대표(사진)는 지난 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IP 등 무형 자산을 담보로 자본을 투자하겠다는 포석이다. 최근 스타트업 등 창업 열기가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을 연상할 만큼 뜨겁다. 이 같은 초기 기업들에 자본을 투자해 성장 기업 단계로 넘어설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겠다는 포석이다.
정 대표가 이끄는 NH투자증권 IB부문은 대표적 기업금융 영역인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자본발행시장(ECM) 양쪽에서 수위를 다투는 강자다. 특히 NH투자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됨에 따라 안정적인 자금 조달길이 열릴 예정이므로 전통적 기업금융 외에도 다양한 투자상품에 대한 투자도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특허 등 IP를 정량평가를 통해 금융상품으로 개발하는 IP투자 등이 대표 사례다. 그는 "신성장 동력을 찾는 모험자본에 비중을 크게 둘 생각으로 이를 위해 기존 조직도 확대 개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투자와 기업 구조조정 관련 인수금융에도 재원을 추가로 투자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복안이다.
내년 DCM시장과 ECM시장은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점차 오르는 만큼 내년도 DCM시장은 올해보다 위축될 전망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 2년 차에는 경기 부양이 이뤄지고 증시도 나쁘지 않은 까닭에 ECM시장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양대 축인 채권과 주식 간 비중은 달라지지만 전체적인 자금 조달 문턱은 높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정 대표는 "금리가 올라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도 회사채가 매력적이지 않은 까닭에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사채 발행은 소강상태일 듯하다"면서도 "상장 기업들 이익이 2000년대 후반 이후 꾸준히 오르는 까닭에 ECM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사정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개선됐고, 자율주행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M&A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그는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에 직면한 곳은 살아남기 위해 해외 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영토 확장을 위해 해외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미국 M&A 전문기업 에버코어와 인도네시아 대형 증권사 다나렉사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M&A뿐 아니라 외국 기업 간 인수금융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미국과 유럽쪽 자산에 투자하며, 베트남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들도 함께 주목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발달 수준이 높지 않은 만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판단 아래 이미 중국, 홍콩, 미국 등에 NH투자증권 직원이 나가 있으며 성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해외 거점을 글로벌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한 통로로 만들고 있다"며 "현지화를 위해 한국 직원뿐 아니라 해외 현지 출신 직원들을 한국에서 트레이닝시켜 상호 문화를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는 인재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국내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주로 이뤄져 온 대체투자는 향후 다른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기업금융 매출이 줄어들고 규제로 인해 주택사업 비중은 대폭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오피스 빌딩,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해외 부동산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대형 IB 출범 이후 국내 증권업계는 '양극화'되기보다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초대형 IB 출범으로 대형 자본을 토대로 투자은행으로 가는 증권사와 전문화된 영역을 갖춘 중소 증권사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국내 IB업계 대표 거목이다. 1988년 옛 대우증권에 입사해 30년간 IB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2005년 NH투자증권 전신인 옛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며 줄곧 IB부문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에는 NH투자증권 부사장 위치에 올랐다. 그는 "초대형 IB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 소비자와 증권사 모두에 도움이 되는 게 내년 목표"라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식재산권(IP) 등 신기술 관련 투자를 적극 늘리겠다. 새 정부 들어 혁신 산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까닭에 신기술 금융이 투자은행(IB)의 새 먹거리가 될 여지가 열린 셈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부문 대표(사진)는 지난 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IP 등 무형 자산을 담보로 자본을 투자하겠다는 포석이다. 최근 스타트업 등 창업 열기가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을 연상할 만큼 뜨겁다. 이 같은 초기 기업들에 자본을 투자해 성장 기업 단계로 넘어설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겠다는 포석이다.
정 대표가 이끄는 NH투자증권 IB부문은 대표적 기업금융 영역인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자본발행시장(ECM) 양쪽에서 수위를 다투는 강자다. 특히 NH투자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됨에 따라 안정적인 자금 조달길이 열릴 예정이므로 전통적 기업금융 외에도 다양한 투자상품에 대한 투자도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특허 등 IP를 정량평가를 통해 금융상품으로 개발하는 IP투자 등이 대표 사례다. 그는 "신성장 동력을 찾는 모험자본에 비중을 크게 둘 생각으로 이를 위해 기존 조직도 확대 개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투자와 기업 구조조정 관련 인수금융에도 재원을 추가로 투자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복안이다.
내년 DCM시장과 ECM시장은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점차 오르는 만큼 내년도 DCM시장은 올해보다 위축될 전망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 2년 차에는 경기 부양이 이뤄지고 증시도 나쁘지 않은 까닭에 ECM시장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양대 축인 채권과 주식 간 비중은 달라지지만 전체적인 자금 조달 문턱은 높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정 대표는 "금리가 올라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도 회사채가 매력적이지 않은 까닭에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사채 발행은 소강상태일 듯하다"면서도 "상장 기업들 이익이 2000년대 후반 이후 꾸준히 오르는 까닭에 ECM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사정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개선됐고, 자율주행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M&A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그는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에 직면한 곳은 살아남기 위해 해외 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영토 확장을 위해 해외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미국 M&A 전문기업 에버코어와 인도네시아 대형 증권사 다나렉사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M&A뿐 아니라 외국 기업 간 인수금융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미국과 유럽쪽 자산에 투자하며, 베트남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들도 함께 주목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발달 수준이 높지 않은 만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판단 아래 이미 중국, 홍콩, 미국 등에 NH투자증권 직원이 나가 있으며 성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해외 거점을 글로벌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한 통로로 만들고 있다"며 "현지화를 위해 한국 직원뿐 아니라 해외 현지 출신 직원들을 한국에서 트레이닝시켜 상호 문화를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는 인재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국내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주로 이뤄져 온 대체투자는 향후 다른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기업금융 매출이 줄어들고 규제로 인해 주택사업 비중은 대폭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오피스 빌딩,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해외 부동산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대형 IB 출범 이후 국내 증권업계는 '양극화'되기보다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초대형 IB 출범으로 대형 자본을 토대로 투자은행으로 가는 증권사와 전문화된 영역을 갖춘 중소 증권사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국내 IB업계 대표 거목이다. 1988년 옛 대우증권에 입사해 30년간 IB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2005년 NH투자증권 전신인 옛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며 줄곧 IB부문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에는 NH투자증권 부사장 위치에 올랐다. 그는 "초대형 IB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 소비자와 증권사 모두에 도움이 되는 게 내년 목표"라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