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잔고가 2000만원에 불과한 칼국수 가게 사장님이 1억원을 기부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서 아내와 함께 30평 남짓한 '해물왕창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박기대 사장(45).
박 사장은 최근 통장 잔고에 2000만원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앞으로 5년간 1억원을 기부하기로 마음먹고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기로 했다.
7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박 사장은 8일 오후 133번째 부산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할 예정이다.
그는 "기부는 이자 없는 빚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5년간 성실히 일하면 모두 갚을 수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가입 소감을 밝혔다.
박 사장은 칼국수 가게에서 직접 면을 뽑고 아내는 설거지와 재료 손질 등 주방일을 하고 있다.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한 덕분에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아파트 대출금도 모두 갚았고 이후 틈틈이 복지시설에 음식을 제공하거나 크고 작은 기부를 해왔다.
아내와 중3·중1 두 아들, 초등 3학년 딸을 둔 박 사장은 "5년간 1억원을 기부하려면 아이들 용돈을 줄이고 아내 월급도 제대로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가족 모두가 흔쾌히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한참 자식을 키워야 하는 사람들은 보통 내 가족과 미래를 위해 타인보다는 자신의 인생 계획에 돈을 쓰기 마련이다"며 "박기대 회원의 소중한 뜻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사람이 나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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