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새해 예산안 처리 불발…여야 서로 '손가락질'
입력 2017-12-03 08:51  | 수정 2017-12-10 09:05

여야 3당은 2일 내년도 예산안 협상 불발로 법정 처리시한을 넘긴 데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야당이 여소야대(與小野大)의 힘을 빌려 새 정부의 첫 예산안을 발목 잡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밤 예산안 협상이 불발되자 구두논평을 내고 "여소야대의 국회를 절실하게 실감했다"며 "월요일(4일) 본회의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강 원내대변인은 "야당에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며 공을 한국당과 국민의당에 넘겼습니다.


이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민주당이 핵심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을 한 치의 양보 없이 밀어붙이려다 빚은 결과라며 여당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공무원 증원은 주먹구구식의 추계에 의해 강행돼 도저히 합의가 어려웠다"며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는 게 국회의 도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타협을 보기는 어렵다. 냉각기를 갖는 것이 좋겠다"며 추가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증원을 밀어붙이려고 한 결과"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이어 "민생, 안전, 혁신성장을 위해 정부의 투자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정부·여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비교섭단체 야당인 바른정당과 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각 당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집권여당이 예산안 처리 불발을 자초했다.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함으로써 국회 스스로 법을 우습게 여긴다는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첫 예산이 촛불혁명의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여야를 떠나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여야 3당은 책임공방을 벌이면서도 여론의 역풍 가능성을 의식한 듯 각각 논평을 통해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나란히 머리를 숙였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이 2014년 도입된 이래 새해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 처리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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