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北 미사일에도 금융시장 잠잠…'안전 자산' 엔화 환율은 상승
입력 2017-11-29 16:41  | 수정 2017-12-06 17:05
北 미사일에도 금융시장 잠잠…'안전 자산' 엔화 환율은 상승


북한이 29일 새벽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달러화에 견줘 떨어졌고, 아시아 증시도 중국을 빼고는 주요국에서 올랐습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오후 2시께 전날보다 0.3% 오른 달러당 111.53엔에 거래됐습니다.

엔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그만큼 약세라는 뜻입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일반적으로는 엔화가치가 강세를 띠지만 이번에는 미사일 발사가 외환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입니다. 그만큼 미사일 발사에 시장이 둔감해졌다는 평가를 낳고 있습니다.

시장은 북한 변수보다는 미국의 경제지표와 세제개편안 통과에 주목했습니다.

전날 상원 예산위원회는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켜 30일로 잡힌 상원 전체 표결에 대한 기대를 키웠습니다.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11월에 129.5로 올라 2000년 11월 이래 가장 높았고 9월 전미주택가격지수도 호조를 나타냈습니다.

아울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지명자는 의회 청문회에서 다음달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위한 여건이 뒷받침되고 있다며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했습니다.

이런 재료들은 달러 강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도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원화가치 역시 북한 미사일의 영향을 비켜갔습니다. 북한 리스크가 커질 때 대체로 상승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0.4원 하락 개장한 데 이어 낙폭을 키우며 2년 반 만에 장중 최저치를 찍었습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화가치 상승을 뜻합니다.

오는 30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25%로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가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 증시도 전날 뉴욕 증시의 강세를 이어받아 상승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0.37% 올랐고, 토픽스 지수도 0.71% 뛰었습니다. 호주 S&P/ASX 200 지수는 0.43% 상승했습니다.

중국 증시는 조정 국면을 보이면서 상하이 종합 지수가 0.58% 내리고 선전 지수도 0.85% 떨어졌습니다.

한편 올해 북한 리스크가 고조됐는데도 아시아 화폐 가치는 오히려 상승했으며, 특히 원화 상승 폭이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올해 초보다 11% 내려 9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습니다. 달러 대비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화폐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뜻입니다.

태국 바트, 말레이시아 링깃, 대만달러 가치는 8∼10% 올랐습니다.

영국 자산투자사 GAM의 펀드매니저인 폴 맥나마라는 "화폐 가치 절상은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견고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에 대한 우려를 더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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