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1월 28일 뉴스초점-개인대출로 배불리는 은행들
입력 2017-11-28 20:14  | 수정 2017-11-28 21:00
가계가 기업보다 더 많은 돈을 내는 건, 전기요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은행 대출 이자도 그렇게 됐습니다.

기업이 개인보다 신용도가 높을 테고, 담보도 세게 걸 테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숫자를 보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가계 대출 이자가 기업 대출 이자보다 비싼 건 올해 지난 5월과 7월, 그리고 10월 이렇게 3번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년간에는 이런 일은 딱 세 번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드문 일인 거죠.

최근 정부가 가계 대출을 어렵게 해 대출 건수가 줄면서, 사실은 은행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대출이 가능한 사람들의 이자를 더 올려 자기들의 이익을 맞추는 거죠.
1,400조 원의 가계부채로 온 나라가 휘청이는 이 와중에, 은행권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집중한 건 20년 전 외환위기 때부터입니다. 당시 대기업 대출에 집중했던 은행들은 투자업무보다 안전한 가계대출 영업에 매진했습니다.
덕분에 가계대출은 1998년 28%에서 지난해 43%까지 높아졌고, 은행들은 아주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죠.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극한의 경제위기를 겪은 미국은, 정부가 아닌 금융기업들이 가계 부채 해결에 앞장섰습니다. 대출금보다 시세가 더 떨어진 집을 은행에 반납하면 빚을 다 탕감해준 겁니다. 은행이 서민들의 손실을 떠안은 거죠. 덕분에 미국은 가장 단기간에 가계 부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올여름은 기업보다도 비싼 전기료 때문에 불평등 논란까지 일면서 더 뜨거웠습니다.

가계부채로 나라가 휘청이는 지금, 개인 고객의 손실을 떠안진 못하더라도 불평등은 없애야 하지 않을까요.
서민들이 살아야 나라도 살고, 은행 역시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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