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원조 장비株` 주성엔지니어링의 귀환
입력 2017-11-28 17:36  | 수정 2017-11-28 19:36
'원조 장비주' 주성엔지니어링이 화려한 귀환을 서두르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이 호조를 띠면서 내년에는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가 계속되면서 주성엔지니어링의 장비 수주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SK하이닉스로부터 210억원 규모의 D램 미세화 공정용 증착장비를 수주했다. 최근 3년간 단일 계약 기준으로 수주한 금액 중 최대 규모다. 그동안 최대 금액은 176억원이었는데 이 계약도 지난 6월에 수주한 것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반도체 호황에 따라 반도체 장비 수주가 늘고 있다"며 "통상 이런 장비 수주가 상반기에 집중되는데 이번 계약은 비수기인 하반기에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2015년 이후 이달까지 이뤄진 수주 계약 20건 중 14건이 반도체 장비에서 나왔다. 14건의 계약 상대방은 모두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의 투자 증가가 곧바로 주성엔지니어링 실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연간 매출의 10~2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정도로 열성을 보이며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앞장섰다.

그동안 주성엔지니어링을 억누른 요인은 태양광 사업이다. 2007년부터 태양전지 장비 사업에 뛰어 들었는데 때마침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관련 장비 수주가 잇따라 취소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도 R&D를 줄이지 않았고 2012년 R&D 비중이 전체 매출의 73.3%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기존 화학증착(CVD) 장비보다 반도체 원자층증착(ALD) 장비 개발에 성공하면서 실적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디스플레이 장비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은 1690억원으로 주성엔지니어링 전체 매출의 60.6%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은 35.8%다. 이 사업의 전망은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중국 투자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광저우 투자가 현실화하면 주성엔지니어링의 디스플레이 장비 수주도 내년부터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주성엔지니어링 전체 영업이익은 66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기대감에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41.5%에 달한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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