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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패션주 성수기…4분기 영업익 21% 늘듯
입력 2017-11-28 17:11  | 수정 2017-11-28 19:28
◆ 기업 분석 / LF(옛 LG패션) ◆
LF(옛 LG패션)가 다음달이면 LG그룹에서 독립한 지 10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LF는 본업인 패션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식자재 유통 사업 등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해왔다.
2014년엔 패션 기업을 넘어 생활문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아 LF의 전신인 LG패션 사명을 과감하게 버리는 선택을 택했다. 바뀐 사명 LF는 '라이프 인 퓨처'(Life in Future·미래의 삶)의 줄임말이다. 시장에선 LF의 정체성이 사라졌다며 우려했다. 이 같은 걱정은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그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LF에 편입된 여러 자회사들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LF는 2007년 100% 자회사 LF푸드 설립을 시작으로 식음료와 호텔, 화장품 등 일상생활과 관련해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LF는 9건의 신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2분기에 일본 식자재 유통 기업 모노링크 지분 100%를 364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3분기엔 유럽 식자재 업체인 구르메(구르메F&B코리아)의 지분 71.7%를 36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엔 토종 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의 상표권까지 인수하면서 식자재 유통 및 외식 사업 확대에 힘을 실었다.
이 밖에도 LF는 지난해 6월부터 그린랜드(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 불리1803·그라네파스텔(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등의 국내 사업권을 사들이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 1월에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로 유명한 주류 유통회사 인덜지의 지분 53.2%를 취득하는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LF의 이 같은 행보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지부진한 패션 사업 매출을 식자재 사업이 만회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LF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9.2% 증가한 33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LF의 누적 자회사 영업손실은 약 40억원으로 1년 전(약 100억원)과 비교해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는 평가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결법인의 경우 최근 인수한 식자재 회사(모노링크, 구르메F&B)들의 손익 반영으로 흑자 전환했다"며 "이들 2개 식자재 회사의 영업이익은 분기별로 각각 10억~1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4분기 실적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LF의 4분기 영업이익은 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할 것이란 추정이다. 연간 실적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되는 연간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엔 이보다 많은 11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회복으로 스포츠, 액세서리 브랜드 사업이 강화되고 있고, 올해 진행된 소규모 M&A까지 더해지면서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LF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LF 주가는 '브이(V) 자'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9월 25일 장중 2만4250원이던 주가가 현재 3만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LF는 장중 3만750원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예상 실적 기준 LF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8배, 내년엔 9.8배로 저평가된 상태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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