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모님 생각나서…" 보이스피싱 피해 노인 극적으로 구한 40대 남성
입력 2017-11-28 16:55  | 수정 2017-12-05 17:08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당할 뻔한 60대 노인을 돕고 피의자 검거까지 해낸 40대 시민이 경찰에게 감사장을 받았다.
28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60대 노인은 자녀가 납치됐다는 거짓 협박 전화를 받고 딸을 구하기 위해 1000여만원의 돈을 준비했다. 노인은 피의자에게 현금 다발을 전하기 위해 접선 장소로 가던 길 A씨(48)의 눈에 띄었다. 지하철역에서 유독 초조해하는 노인을 본 A씨는 기지를 발휘해 사기 피해를 막았고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줬다. 이에 경찰은 A씨에게 감사장과 신고 보상금을 전달한 것.
평범한 회사원인 A씨는 "저도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봤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쯤 고양시 경의선 행신역에서 몸을 덜덜 떠며 휴대전화를 받고 있는 B씨(68)를 발견했다. A씨는 B씨가 전화기 너머의 누군가에게 "딸 얼굴이라도 보고 돈을 주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다 문득 'B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했구나'라고 생각했다.

A씨는 조용히 통화를 하고 있는 B씨에게 다가가 소리내지 않고 입모양으로 "제가 도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얼마 후 전화가 끊겼고 A씨는 누군가가 B씨의 딸을 납치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으며 1000만원에 달하는 몸값을 요구했다는 자초지종을 알게 됐다.
A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하며 "주변에 범인이 있을 수 있으니 순찰차가 눈에 띄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찰에 당부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한 중국동포 C씨가 A씨에게 현금 가방을 받아가면서 본격적인 검거가 시작됐다. C씨는 중국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빨랐지만 경찰과의 추격 끝에 결국 붙잡혔다.
돈은 B씨에게 돌아갔고 경찰은 C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한 상태다.
[김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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