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열린 '2017 여시재 포럼' <동북아 질서와 금융의 역할: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0년, 동북아 금융협력의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 세션에서 한·중·일 금융 전문가들은 '더 강력한 금융협력체계'가 동북아 협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에다 타다시 일본국제협력은행 부총재는 "1997년 금융위기때와 비교해 지금 아시아 경제는 안정적이지만 금융위기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면서 "다자협력체계 구축으로 앞으로 닥칠 위기에 대비하자"고 말했다.
황더 중국은행 한국대표는 "미래화폐체계는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위안화가 3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면서 "동북아지역에서 이를 담아낼 수 있는 지역내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달러화와 위안화, 원화, 엔화를 포함한 통화 스왑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 지역을 대표하는 국제금융기구 창설도 동북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선영 카이스트 교수는 "한중일 GDP의 합이 전세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GDP(23%)와 비슷하지만 미국 달러화는 기축통화로서 세계 외환보유고의 90%, 외환시장거래의 70%, 무역결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기축통화를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독자적 정책이 불가능 하다"면서 금융 아젠다 다양성 차원에서 한중일 가상화폐거래소, 동북아 개발은행 창설, 한중일 통화 직거래 시장 활성화를 제안했다.
이어 열린 리더십 세션(글로벌 거버넌스와 동북아 질서: 동북아 협력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서는 한·중·일·러 정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동북아 협력을 위한 혜안을 모색했다.
올가 티모폐예바 러시아 연방 국가두마 부의장은 "현재 특정 국가가 자신만의 게임법칙을 전 세계에 강요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중화하기 위한 동북아 국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고 대화와 타협으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중의원 의원은 "한일 양국은 갈등 관리를 넘어 새로운 협력관계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의원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역사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면서 "일본에서는 '한국이 참 어려운 나라', 한국에서는 '일본은 참 못말려'란 인식을 정치가들이 먼저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안강 칭화대 국정연구원장은 "중국은 한·중·일·러 4개국중 무역규모가 가장 크고 세계에서 2번째로 투자가 많은 나라"라면서 "중국의 관광 잠재력과 투자를 적극 이용하라"고 했다.
이재영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중국을 플랫폼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국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중국이 먼저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정 의원은 "할수 있는 것 부터 풀어나가자"면서 민간 싱크탱크 교류 확대, 에너지·기후변화·과학기술협력·철도·경제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오 의원은 "일본 정치가들은 필요하지 않은 때에도 과거사 문제를 끄집어내 한국인을 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해결이 어려운 것은 뒤로 미루고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풀어가야 실질적 협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세연 의원은 "현 시점에서 북핵 문제는 동북아 질서의 시작과 끝"이라면서 "러시아,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는 아세안 국가 등과 협력한 다층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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