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800 시대 ◆
코스닥이 이달에만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 10년 만에 800(장중 기준) 고지에 올라섰다. 개미들의 놀이터로만 취급받았던 코스닥시장에는 최근 외국인과 기관까지 합세해 황소장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다만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던 제약·바이오 대장주들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다음달 발표될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24일 코스닥이 800 고지를 밟은 데는 그동안 시장을 외면해왔던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가 큰 몫을 차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달 10일(추석연휴 직후)이후 이날까지 기관은 6830억원을, 외국인은 8152억원을 쓸어담았다. 같은 기간 개인은 1조6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만 놓고 보면 편차는 더욱 크다. 개인은 1조5480억원을 매도한 반면 기관은 1조3306억원을, 외국인은 576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이달 10일 코스닥이 720선을 돌파하자, 개인이 차익매물을 쏟아내면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갈 때 외국인과 기관이 매집에 나섰고 16일에는 780선까지 치솟았다. 닷새 동안 개인이 1조7770억원을 매도했지만 지수를 오히려 60포인트 이상 밀어올린 셈이다. 결국 기관·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지수는 이달 3일 701.13 이후 15거래일 만에 800선에 도달했다.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코스닥 상승의 조력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ETF는 추종하는 지수가 오를 때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ETF가 코스닥 개별 종목에 분산투자하고 있는 만큼 펀드 자금 유입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하게 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을 추종하는 ETF의 거래대금은 연초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1월 코스닥 ETF의 거래대금은 1조2125억원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10조671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지수 상승에 따라 코스닥 시가총액은 연초 198조원에서 이날 283조원대까지 상승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시총이 9월만 해도 220조원대였지만 지난달 240조원대를 넘었고 이달에만 40조원이 더 늘어 올해만 80조원 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닥 실적도 코스피를 넘어서는 탄탄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 기업 779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증가율 기준)은 대형 기업들이 포진한 코스피를 앞지르기도 했다. 코스닥 기업의 올해 1~9월 누적 순이익(연결기준)은 총 5조3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1조7458억원)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기업(연결 대상 525개사)의 순이익은 92조5406억원으로 증가율은 34.2%에 그쳤다. 1~3분기 누적 매출액 증가율을 봐도 코스닥이 11.5%로 코스피(10.6%)를 앞질렀다.
실적 상승에도 이날 코스닥 제약·바이오 대표주 등 시총 1~5위 상장사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순위별로 셀트리온(-2.5%), 셀트리온헬스케어(-4.76%), 신라젠(-13.92%), CJ E&M(-1.67%), 티슈진(-6.79%) 등이 높은 하락폭을 보였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주의 과열 양상에 단기적인 조정이 올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시장은 다음달 발표 예정인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코스닥시장에 기관투자가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대상 간담회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균형 있게 반영한 벤치마크 지수를 개발하고 두 시장 간 경쟁을 촉진해 기관투자가들을 코스닥시장으로 유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기업의 코스닥시장 진입을 위해 상장제도 전반을 재정비하고 관련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제공도 기획재정부와 적극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7월을 기준으로 한국 주식은 글로벌 시장보다 약 42% 저평가됐고, 신흥국 시장과 비교해도 약 26% 저평가된 실정"이라며 회계개혁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장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현재 정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국내 연기금이 차지하는 투자 비중은 전체 투자금의 1%에도 못 미치는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기관인 국민연금은 올해 8월 기준으로 전체 자산 602조7000억원 가운데 국내 주식에 20.6%인 124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민연금의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코스닥 비중은 2조6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진영태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스닥이 이달에만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 10년 만에 800(장중 기준) 고지에 올라섰다. 개미들의 놀이터로만 취급받았던 코스닥시장에는 최근 외국인과 기관까지 합세해 황소장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다만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던 제약·바이오 대장주들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다음달 발표될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24일 코스닥이 800 고지를 밟은 데는 그동안 시장을 외면해왔던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가 큰 몫을 차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달 10일(추석연휴 직후)이후 이날까지 기관은 6830억원을, 외국인은 8152억원을 쓸어담았다. 같은 기간 개인은 1조6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만 놓고 보면 편차는 더욱 크다. 개인은 1조5480억원을 매도한 반면 기관은 1조3306억원을, 외국인은 576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이달 10일 코스닥이 720선을 돌파하자, 개인이 차익매물을 쏟아내면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갈 때 외국인과 기관이 매집에 나섰고 16일에는 780선까지 치솟았다. 닷새 동안 개인이 1조7770억원을 매도했지만 지수를 오히려 60포인트 이상 밀어올린 셈이다. 결국 기관·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지수는 이달 3일 701.13 이후 15거래일 만에 800선에 도달했다.
최근 코스닥 실적도 코스피를 넘어서는 탄탄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 기업 779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증가율 기준)은 대형 기업들이 포진한 코스피를 앞지르기도 했다. 코스닥 기업의 올해 1~9월 누적 순이익(연결기준)은 총 5조3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1조7458억원)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기업(연결 대상 525개사)의 순이익은 92조5406억원으로 증가율은 34.2%에 그쳤다. 1~3분기 누적 매출액 증가율을 봐도 코스닥이 11.5%로 코스피(10.6%)를 앞질렀다.
실적 상승에도 이날 코스닥 제약·바이오 대표주 등 시총 1~5위 상장사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순위별로 셀트리온(-2.5%), 셀트리온헬스케어(-4.76%), 신라젠(-13.92%), CJ E&M(-1.67%), 티슈진(-6.79%) 등이 높은 하락폭을 보였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주의 과열 양상에 단기적인 조정이 올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현재 정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국내 연기금이 차지하는 투자 비중은 전체 투자금의 1%에도 못 미치는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기관인 국민연금은 올해 8월 기준으로 전체 자산 602조7000억원 가운데 국내 주식에 20.6%인 124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민연금의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코스닥 비중은 2조6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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