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우디 내년부터 관광비자 발급…포스트 오일 플랜
입력 2017-11-24 13:29 

성지순례를 제외한 여행 목적의 비자를 발급하지 않아 왔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 처음으로 관광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CNN방송이 23일 보도했다. 관광 산업을 육성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포스트 오일' 정책의 일환이다.
사우디 관광·국가유산위원회는 이날 "관광비자 발급의 목표는 이 나라의 위대함을 사람들에게 경험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그동안 성지순례(하지)를 위해 자국을 찾는 이슬람 교도들에게만 여행목적의 비자를 발급해 왔다. CNN은 "관광객의 여행 리스트에 없었던 사우디가 변하고 있다"며 "이제는 이슬람을 넘어 전세계 관광객을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정책과 관련이 있다. 지난 6월 책봉된 빈살만 왕세자는 여성 운전 허용, 비키니 착용 가능 관광특구 설치 같은 파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발표된 홍해 관광 프로젝트는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홍해에 있는 50개 섬(해안선 길이 320km)에 초대형 리조트 단지를 2022년까지 완성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미국 대형 테마파크인 '식스플래그스(Six Flags)도 들어선다. 물론 이 단지는 이슬람 율법의 지배를 받는 본토와는 다른 규정이 적용된다.

CNN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연 3000만명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800만명(대부분 성지순례)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많다.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우디 정부는 2020년까지 470억달러(약 51조원)를 관광 육성에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니콜라 코수틱 수석 연구원은 "사우디는 기온, 역사, 문화유산,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풍부한 해양 생물 등으로 인해 엄청난 관광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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