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진에어 상장 훈풍타고 항공株 날개펴나
입력 2017-11-23 17:33  | 수정 2017-11-23 22:21
내달 8일 상장 확정
올해 유가증권에 진입하는 기업 중 마지막 '대어'로 주목받는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다음달 8일 상장을 앞두면서 항공업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중국발 사드 이슈로 올해 1월 최저점을 찍었던 항공업계 주식도 한중 관계가 회복세를 보이자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한 LCC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의 기업공개(IPO)는 얼어붙었던 LCC업계 IPO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항공업계 전반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진에어 장점은 추가 취항 노선 확대와 부가서비스 개발로 성장 여력이 많다는 것이다. 진에어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장거리용 비행기인 보잉777 추가 도입 계획과 신규 취항을 검토 중인 장거리 노선도 일부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좌석 선택, 추가 수하물 비용, 기내식 판매 등 부가서비스 매출도 성장 여력을 갖추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해 2009년 전체 매출액의 0.06%였던 부가서비스 사업을 올해 2분기 9.1%까지 끌어올렸다. 진에어도 위탁 수하물을 우선 처리하거나 기내용품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통해 부가 매출 확보에 힘쓰고 있다. 최근 도입하기로 계약한 인터넷예약발권시스템(PSS)이 적용될 경우 진에어 측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부가서비스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PSS 도입 시 예약 수수료 비용 절감 및 부가서비스 매출 확대로 내년 영업이익 순증분만 2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시장에서 LCC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항공시장은 약 25조원인데, 이 중 LCC업계 비중은 10분의 1인 2조5000억원 수준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국내 항공 여객이 2020년까지 8.1% 증가할것으로 보고 있어 지속적으로 항공업계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중 관계가 호전되면서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진에어에는 우호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진에어의 중국 운항 비중은 5% 수준이지만, 대한항공 등과 연계해 제주도 등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는 중국인 관광객 비율이 40%에 가깝다"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아질수록 자연스레 진에어 등 다른 LCC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있다. 상장 주간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진에어의 유사기업으로 △스프링에어라인(중국) △에어아시아(말레이시아) △비엣젯항공(베트남) △세부항공(필리핀) △아시아항공(태국) △제주항공(한국) 등 6개 회사를 선정하고 평균 PER 15배를 올 상반기 순이익에 적용해 공모가를 정했다. 진에어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3% 성장한 4239억원, 영업이익은 132.5% 개선된 46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21.7% 증가한 3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6.2%에서 올 상반기 11.0%로 4.8%포인트 개선됐다. 높은 매출과 빠른 성장성에 비하면 PER가 낮게 잡혔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최근 유가 급등은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란 시각도 많다. 심지어 국제유가 상승이 항공사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국제유가 하락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가 하락은 주된 수익원 중 하나인 해외여행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0~80달러, 항공유가 90~95달러였던 2010년에 대한항공은 여객 부문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면서 "유가가 오르면 경기가 좋아지기 때문에 유가가 70달러까지 오르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진에어 상장 흥행 기대에 티웨이항공도 반색하고 있다. LCC업계에 부는 훈풍에 올라타기 위해서도 진에어의 성공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티웨이는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지난 10월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을 공동 대표주간사로 선정한 바 있다. 그 밖에 이스타항공 등도 구체적으로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으나 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에어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6800~3만1800원이며, 공모 금액은 3216억~3816억원이다. 구주 매출 900만주, 신주 모집 300만주 등 총 1200만주를 모집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8040억~9540억원으로,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가 정해질 경우 약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3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으로 28일께 공모가를 확정한 후 오는 29~30일 청약을 한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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