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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등용문’이었던 동아시안컵, 그 절호의 기회
입력 2017-11-23 06:40 
신태용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 태극전사는 누가 될까.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03년 창설한 EAFF 동아시안컵(이하 E-1 챔피언십)은 그 동안 태극마크 ‘등용문이었다. 100% 전력 가동이 어려워 세대교체의 신호탄이었다. 새롭게 기회를 얻은 이들이 활약하며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때문에 내달 열리는 E-1 챔피언십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E-1 챔피언십은 2,3년 주기로 한·중·일에서 순환 개최됐다. 개최시기는 여름과 겨울로 개최지, 다른 대회 일정을 고려해 결정된다. 분명한 것은 FIFA가 지정한 A매치 데이에 열리지 않는다.
따라서 유럽파가 모두 빠진다. 한·중·일에서 활동 중인 선수로 구성한다. 다른 무대에서 뛰는 선수가 많을수록 변화의 폭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도 11월 A매치 2연전에 소집됐던 기성용(스완지 시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권창훈(디종 FCO) 등 유럽파가 빠졌다.
기본적으로 동아시안컵은 월드컵을 대비한 무대였다.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젊은 피를 수혈했다. 특히, 2013년과 2015년 대회에서 A대표팀의 변화 폭은 상당히 컸다. 현재와 미래의 조합이었다.
감독 입장에서도 새로운 선수를 점검할 수 있는 장이었다. 자연스레 어느 때보다 국가대표의 문턱이 낮은 편이다. 단순한 테스트가 아니다. 연속성이 있다. 두각을 나타낸다면 기회는 계속 주어지기 마련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벌어진 E-1 챔피언십에는 7명의 A매치 미경험자가 있었다. 그 중 이용(전북 현대)은 주전 오른쪽 수비수로 브라질월드컵까지 참가했다. 발목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김진수(전북 현대)가 A매치 데뷔를 치른 무대도 E-1 챔피언십이었다.
현재 신태용호의 오른쪽 날개로 자리매김한 권창훈은 2015년 E-1 챔피언십을 통해 A대표팀에서 활약했다. 3경기를 모두 뛰며 한국의 우승에 이바지했다.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김재성(전남 드래곤즈), 이승렬도 2010 E-1 챔피언십에서 활약하며 4개월 뒤 생애 첫 월드컵을 경험했다.

신 감독도 이번 E-1 챔피언십을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 중 하나로 판단했다. 통산 4번째 우승이 목표지만 더 멀리 내다보겠다는 출사표다.
지난 2번의 E-1 챔피언십과 비교해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지는 않는다. 11월 A매치 2연전에 소집됐던 18명의 선수가 E-1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어느 정도 중심축은 있다. 그렇지만 절대 고정은 아니다.
신태용 감독도 11월 A매치 2연전 소집 대상이 최정예라고 표현했지만 새 얼굴 발굴의 여지를 뒀다. 또 다른 경쟁이다. 기존 선수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다양한 실험도 통과해야 한다.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23명)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아직 1명도 없다. 기성용과 손흥민이 가장 맨 앞에 있을 뿐이다. 신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문은 100% 열려있다”라며 수비 조직력을 다지면서도 경쟁을 유도해 선수들을 다 파악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김진수는 2013년 EAFF E-1 챔피언십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그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꾸준히 기회를 얻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경험도 더한다. E-1 챔피언십 소집 명단에는 A매치 20경기 이하 출전 선수가 16명이나 된다. 그리고 11명은 한 자릿수 출전 기록이다. 김민혁(사간 도스), 김성준(성남 FC), 진성욱(제주 유나이티드)는 A매치 데뷔를 바라보고 있다.
기회의 장이다. 다시 못 올 수도 있는 기회다. 신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야 한다. 기존 선수는 물론 새 얼굴도 마찬가지다. 2013년 E-1 챔피언십 한일전에서 골을 터뜨렸던 윤일록(FC 서울)도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경연장도 훌륭하다. E-1 챔피언십은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 한국, 일본, 중국, 북한 등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한일전, 한중전, 남북전은 결과에 따라 여론이 달라진다. 2005년 본프레레 감독은 E-1 챔피언십 부진(2무 1패·최하위)으로 경질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모든 경기가 의미 있다. 한국이 일본을 마지막으로 꺾은 것은 2010년 5월이다. 박지성이 산책 세리머니를 펼쳤던 그 경기다. 벌써 7년 전의 이야기다.
세계랭킹마저 추월당한 중국에게는 설욕해야 할 빚이 있다. 지난 3월 창사에서 강펀치를 맞았다. 2005년 이후 맞붙을 때마다 치열했던 남북전이기도 하다. E-1 챔피언십에서는 한 번도 북한을 이기지 못했다(3무).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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