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1월 22일 뉴스초점-'평가'에 우는 선생님들
입력 2017-11-22 20:07  | 수정 2017-11-22 21:06
우리네 초·중·고교 교사들은 매년 11월만 되면 긴장합니다. 이맘때 실시되는 교원능력 개발평가 때문입니다. 직장에 다니면 상사와 동료들에게 근무평가를 받죠? 교사들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 겁니다. 평가를 하는 사람은 학생과 학부모·동료 교사들입니다.

어떤 평가가 나오는지 좀 볼까요?

'선생님치곤 예쁜데, 밖에선 평균이하다'
'성형 수술을 한 티가 너무 나, 거슬린다'
'그냥 학교에서 나가라'
온라인 악플과도 같은 이 글들은 자유서술식 평가항목에 학생들이 직접 적어 넣은 겁니다. 물론 진지하게 평가하는 학생도 있죠. 하지만 대부분이 친절하고 인기 있는 교사에겐 후한 점수를, 학생부 소속이거나 자기를 혼낸 적 있는 교사에겐 박한 점수를 줍니다. 평가 점수 5점 만점에 2.5점 이하를 받아 교원연수를 가야 했던 교사들 대부분이 학생부 소속이란 말까지 나오니까요.

당초 교원평가의 목적은 교사의 전문성 높이기였지만, 그래서 이제는 90%가 넘는 교사들이 폐지를 주장할 정도가 됐습니다. 학생들은 반대합니다. 평소 수업에 불만이 있어도 말을 못 하는데 교원평가도 없으면 어떻게 그 마음을 전달하냐, 또, 학부모들 역시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니 폐지해선 안 된다고 합니다.

양쪽 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악플은 제대로 된 평가와는 거리가 멀죠. 대부분의 선진국에선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는 참고만 할 뿐, 교장이 교원 평가를 일임합니다. 몇 차례 수업을 참관한 뒤 해당 교사와 면담을 하고 수업방식 등을 개선하는 식이죠. 특히, 미국 버지니아주는 학생과 학부모·동료 교사도 이 면담에 참여해, 해당 교사와 의견을 나누고 재평가를 합니다.

'칭찬은 선생님을 춤추게 만든다'
이달 초 한 교사가 자신의 교원 평가 결과를 보고 쓴 글입니다. 생각보다 평가가 좋아 기뻤다는데, 그래서 또 참 씁쓸하죠. 사제지간은 평가가 아닌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