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위급환자 태우고 못 뜬 400억 소방헬기
입력 2017-11-21 19:30  | 수정 2017-11-21 20:49
【 앵커멘트 】
MBN은 수백억 원 소방헬기가 화재 진압에도 나가지 않고, 구조 실적도 비효율적이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헬기가 기껏 위급 환자를 실으러 갔다가 이륙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종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31일 제주도의 한 병원은 자궁종양에 걸린 13살 여자아이를 서울로 긴급 이송하려고 소방헬기를 요청했습니다.

요청을 받은 영남119특수구조대는 솔개2호 헬기를 제주도로 보냈습니다.

오후 8시쯤 헬기는 제주공항에 도착해 환자를 태웠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시동이 걸리지 않아 헬기가 뜨지 않았고, 환자는 다시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처치를 받아야 했습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환자 상태가 안 좋아서 응급조치를 서울 전문의랑 통화하면서 했다고 하더라고요."

알 수 없는 이유로 배터리가 방전돼 있었고, 급하게 인근 기관에서 재충전해봤지만, 헬기는 여전히 뜨지 않았습니다.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결국, 경기도에 있는 수도권 특수구조대에서 다른 헬기가 제주도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환자는 다음날 새벽 3시에 출발한 두 번째 헬기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 무사히 치료를 받았습니다.

MBN이 입수한 결함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경고등이 떴지만, 조종사는 교범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기종은 구매 당시 같이 샀어야 할 예비 배터리도 없었습니다.

본부 측은 3주가 지났는데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본부 측은 결함 원인을 제작사에 문의하는 한편, 조종사 교육을 강화하고, 예비 배터리도 구매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잘못된 헬기 운용으로 한 소녀가 골든 타임을 놓칠 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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