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윤종규號 KB금융 재출항…勞요구는 부결
입력 2017-11-20 17:15 
20일 서울 여의도 KB금융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지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금융지주]
KB금융 임시 주주총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선임이 확정되면서 '윤종규-허인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KB노조)가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시도는 무산됐다.
KB금융지주는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 안건 4개를 처리했다. 윤 회장과 허 행장의 이사 선임안은 각각 출석 주식 수 대비 98.85%, 99.85%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로써 윤 회장은 앞으로 3년 더 KB금융지주를 이끌게 됐다. 윤 회장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며 KB 사태를 수습하고 그룹 내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잘 구축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각각 앞지르고 '리딩뱅크'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허 행장은 앞으로 2년 동안 국민은행을 이끌게 된다. 허 행장의 임기는 21일부터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다. 허 행장은 대기업부 부장,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등을 역임했다.
KB노조가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안과 대표이사의 이사회 내 위원회 참여를 막는 정관 변경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KB노조가 추천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안은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17.73%를, 정관 변경안은 찬성률 7.6%를 기록했다. 사외이사 선임안은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었으나 통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노조 측 대리인으로 참석한 김창희 노무사는 "노동이사제가 아니고 주식회사 법에 따라 주주 제안을 한 것"이라며 "하 후보는 KB금융 직원이 아니고 다른 사외이사들처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정관 변경안 표결을 앞두고 KB노조는 상정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규정에 따라 표결을 진행한 뒤 부결 처리됐다. KB노조는 안건을 수정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상정할 계획이다.
이날 주주총회는 장내에서 고성이 오가고 사외이사 선임안 표결에 앞서 노조가 받은 위임장 집계를 위해 약 한 시간 동안 정회가 이뤄졌다. KB금융 노사 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윤 회장은 주주총회가 끝나고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노사 문제는 부부 관계와 비슷해 다투기도 하지만 집안을 잘 만들기 위한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며 "노조와 소통하면서 받아들일 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해를 구해야 할 부분은 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다음 주주총회에서 다시 상정하기로 한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윤 회장은 "KB금융 주주가치에 도움이 된다면 유연하게 논의하고 이사회를 통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주주 제안 제도를 통하지 않고 노조만 별도로 주주 제안을 하는 게 과연 다른 주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주사 사장직은 폐지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 모두 맡아 어깨가 무거울 때 김옥찬 KB금융 사장이 와서 많이 도와줬다"며 "김 사장이 오늘 퇴임했고 사장직은 유지할 실익이 없지 않으냐는 쪽에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KB금융 인사는 12월 정기인사를 통해 진행한다. 윤 회장은 "우리 조직이 한 인사는 존중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정 부분 보완할 부분은 예외적으로 하겠지만 그 외는 정기인사를 통해서 하겠다"며 "12월 임원 자기평가를 받고 검토를 시작할 예정으로 인사 폭 등은 현재로서는 말씀 드리기 이르다"고 말했다. 장기간 공석으로 남아 있는 상임감사에 대해선 "허인 행장이 방향을 어느 정도 정한 걸로 안다"며 상임감사직을 채울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