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침묵의 병 폐암, 중입자 치료로 부작용 없이 완치율 높인다"
입력 2017-11-20 16:39 
폐암은 침묵의 병으로 불린다. 발병 초기, 통증이나 별다른 자각 증상을 나타내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폐암은 연간 2만4027명이 발생하고 1만739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암 사망률의 22.6%를 차지하는 수치다.

◆발견 늦을수록 치료 험난해지는 폐암

폐암은 크게 소세포 폐암(Small cell lung cancer)과 비소세포 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으로 나뉜다. 소세포 폐암은 현미경으로 확인되는 세포 크기가 작아 붙여진 이름이다. 소세포 폐암은 원발성 폐암의 일부로 기관지 주변 및 내부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시 효과가 높지만 재발률마저 높다는 것이 함정이다.

소세포 폐암과 달리 현미경 확인 시 세포 크기가 작지 않을 경우 비소세포 폐암으로 정의한다. 폐암 환자 10명 중 8명은 비소세포 폐암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보통 편평세포암과 선암, 대세포암 등이 포함된다. 비소세포 폐암은 악성도가 높고 전이 속도도 빨라 간, 뇌, 뼈 등에 쉽게 옮겨진다.

폐암의 주요 원인이라 하면 단연 흡연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소세포 폐암 환자라면 대다수 흡연을 원인으로 보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담배에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1-아미노나프탈렌, 2-아미노나프탈렌, 벤조피렌, 4-아미노비페닐로, 포름알데히드 등의 대표적인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흡연과 무관하게 폐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립암센터가 폐암 수술 환자 2,948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의 약 30%는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그중 88%는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비흡연자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간접흡연과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폐암을 조기 발견하면 치료가 수월해진다. 1기 수술 후 완치율은 90%에 가까울 정도. 그러나 병이 진행될수록 완치율은 급감한다. 폐암 2기의 경우 55%, 3기 전기의 경우 30%로 감소한다. 3기가 넘어서면 수술이 어렵고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폐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정기 검진이 필수라 할 수 있다. 다른 장기에 암 전이가 진행된 경우라면 치료 과정이 험난하다. 흡연자라면 검진 빈도를 늘리는 등 폐암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폐암 치료 부작용 최소화하는 중입자 치료 주목

최근에는 중입자 치료가 폐암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암 치료법으로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 부위만 표적 치료해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중입자 치료 시 초당 10억 개의 원자 핵이 암 세포에 도달, 방사선 폭발을 일으켜 암 세포 DNA를 완전히 부순다. 암 세포 조직도 태워 없애 재발 가능성을 줄였다. 또한 체내 깊숙이 들어갈수록 치료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방사선과 달리 중입자 치료는 체내 25cm까지 별다른 데미지 없이 침투해 암 세포를 파괴한다.

중입자 치료는 기존 X선이나 감마선의 12배, 양성자의 3배 이상 치료 효율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1회 시술 당 실제 치료 시간은 3분에 불과하다. 치료 횟수도 환자 상태에 따라 1~12회, 최대 3주 이내로 짧다. 덕분에 환자 사회 복귀가 빨라 입원 및 치료, 간병 부담이 적다.

중입자 치료를 최초로 개발한 곳은 일본 국립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다. NIRS는 지난 1994년 중입자 치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구소다.

/사진=일본 국립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전경

[사진 : 일본 국립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전경]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주)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가 NIRS와 지속적인 교류 활동을 펼치며 국내에 중입자 치료의 이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NIRS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한국 환자가 일본의 중입자선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원진재 매경헬스 기자 [ wjj12@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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