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형가게` 연상케 하는 고양이 분양숍에 펫숍 논란 재점화
입력 2017-11-20 16:23  | 수정 2017-11-21 17:08

인형가게를 연상케 하는 서울의 한 고양이 분양숍이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펫숍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최근 한 트위터 이용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고양이 분양숍 사진을 올리며 "인형가게인가 하고 들여다봤다가 마음이 찢어졌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사진 속 고양이들은 고양이 한 마리와 배변판이 들어갈 정도의 좁은 칸막이에 갇힌 채로 힘없이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었다.
글 작성자는 "빨리 가능한 모든 동물법 규정이 만들어지고 의식도 변화됐으면 좋겠다"며 "(고양이들은) 감옥 중에서도 내일의 운명을 알 수 없는 외로운 독방에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분양숍 고양이의 삶을 독방에 갇힌 죄수에 비유했다.
작성자가 올린 글은 약 2100개의 공감을 받고 1만7000건이 넘도록 공유되며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진에서 보이는 아이들 눈빛만 봐도 가슴이 철렁한다" "저렇게 키우면 사회성도 결여되고 운동도 못 하는데 안타깝다" "펫숍에 관한 규제를 좀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 "엄마 품에 있어야 할 애들이 저렇게 좁은 곳에 갇혀 장난감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게 화나고 슬프다" 등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해당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펫숍 동물들이 생활하고 있는 열악한 환경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관계자는 "펫숍 동물은 가장 예쁜 시기에 판매돼야 하기 때문에 아주 어린 나이인 새끼 때 어미에게 떨어져 나와 길러진다"며 "적절한 먹을거리나 놀잇거리도 없이 진열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펫숍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8~10주 이상 어미의 젖을 먹고 어미 곁에서 지내야 하는 새끼들이 홀로 지낼 경우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몰아 넣고 길러진 동물들은 전염병에 옮거나 질병에 쉽게 노출될 위험도 있다.
사회화를 형성해야 하는 시기에 인간과 큰 접촉 없이 길러진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정 기간 사회화 과정을 겪어야 하는 동물들이 인간과 큰 접촉 없이 지내면 사회성이 떨어지고 분양 후에도 가정에서 적응을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수의학협회가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펫숍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에 비해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며 공격성을 보일 확률도 두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진열장이 바깥으로 노출되면서 동물들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소음 문제 등에 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펫숍 논란은 지난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반려동물을 무분별하게 사육하는 '강아지 공장'의 실태가 밝혀진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사건이 공론화되자 동물 생산업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강화됐으며 강아지 공장의 불법 진료·수술 행위는 일절 금지됐다. 이에 펫숍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동물을 물건처럼 쉽게 사고파는 구조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관계자는 재점화된 펫숍 논란에 관해 "반려동물을 쉽게 사고파는 문화가 계속되는 한 반려를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져 유기견·유기묘도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분양하는 일은 단순히 동물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평생 동물을 책임지고 함께할 가족을 찾아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