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토양에서 분리한 토종 미생물에서 암 전이를 막고 슈퍼박테리아를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항균 물질이 나왔다.
20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항암물질연구단은 울릉도 토양에서 유래된 방선균으로부터 항암·항균 활성효과를 가진 새로운 화학골격의 화학물을 찾았다고 20일 밝혔다. 토양·해양을 비롯한 여러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인 방선균에서 항생제를 비롯한 여러 의약품에 활용될 수 있는 생리 활성물질을 추출해낸 것이다. 이들 신물질은 울릉도의 이름을 본따 각각 울릉가마이드 A와 B, 울릉마이신 A와 B, 울릉고사이드로 불리게 됐다.
연구단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연구된 적 없는 울릉도 토양 샘플로부터 약 200여종의 방선균을 분리해냈다. 이후 방선균을 여러 조건에서 배양하고, 전체 게놈 서열을 해부하고,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까지 동원해 이전과는 다른 효과를 가진 생리활성물질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 발견된 울릉가마이드는 세포 독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항생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항생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울릉마이신은 암세포의 이동과 침투를 막아 암 전이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었고, 항생제 내성 세균의 증식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릉고사이드 역시 암 세포의 증식을 저해하는 효과가 입증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자원으로서 울릉도 토양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나날이 급증하는 항생제 내성균 '슈퍼박테리아'와 암 사망의 주된 원인인 암세포 전이에 대응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신규 화합물의 추가연구를 통해 항생제 및 항암제를 개발하고 새로운 신약 타겟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유기화학 및 천연물화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Organic Letters (2015)' 및 'Journal of Natural Products (2017)'에 발표됐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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