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차기 수장 선임을 놓고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20일부터 차기 은행장 선임과 은행권 최초 노동이사제 도입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이어지는 슈퍼 위크가 시작됐다.
가장 큰 관심은 KB금융지주다. KB금융 노사는 2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 측이 제안한 노동이사제 도입과 대표이사의 이사회 내 6개 소위원회 참여를 막는 정관개정안을 놓고 표 대결을 펼친다. KB노조는 시민운동을 해온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표이사가 이사회 내 리스크관리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6개 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정관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ISS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 시 의견을 주로 참고하는 자료로, KB금융의 외국인 주주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만큼 이번 주총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관변경 안건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한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노동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사외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 주식 수의 4분의 1 이상, 참석주주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우리은행은 이번주 신임 행장 후보군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한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열린 우리은행 임추위에서는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을 위한 일정과 선정방법을 논의했다. 공모절차를 생략하고 임추위 추천을 통해 차기 행장을 정하기로 했다. 임추위는 그동안 헤드헌팅사를 통해 후보군을 물색해왔으며 우리은행 내부는 물론 외부인사까지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 출신 중에서는 이동건 전 영업지원그룹장과 현재 행장 대행을 맡고 있는 손태승 글로벌부문 부문장, 정원재 HR부문장, 김승규 전 부사장 등이 꼽힌다. 외부에서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 등이 언급된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등도 거론됐으나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이경섭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NH농협은행은 20일 첫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은행장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과거 김주하 전 행장과 이경섭 행장 모두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직을 거쳐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행장은 조선·해운 부실 여신을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하고 농협은행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2012년 농협의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이후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전례는 없다. 농협은행 임추위는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 비상임이사 1명으로 구성됐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과 관련해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모피아 출신 올드보이'들의 귀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유력 후보 가운데 한명인 홍재형 전 부총리(79)는 여전히 회장직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홍 전 부총리는 재무부 출신으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재무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하던 1993년 당시 홍 전 부총리는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자칫 은행연합회가 금융위원회의 상전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홍 전 부총리는 고령인 데다 최근 2심 법원에서 정당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며 "은행업계에서는 본인 스스로 회장직을 고사하길 바라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자인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68) 역시 최종구 위원장의 행정고시 선배로 관치·올드보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분들이 한창 활동하던 외환위기 이전과 지금의 금융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며 "이분들이 은행연합회장이 됐을 때 자칫하면 은행들 위에 군림하거나 지시를 함으로써 회원사에 서비스하는 협회장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런 만큼 은행연합회는 차기 연합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종전보다 자주 열어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 이 경우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또다시 민간 출신 은행연합회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민간 출신 가운데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이 후보군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7일 사장 후보 접수를 마감했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인데, 이르면 이달 말 차기 사장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승윤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일부터 차기 은행장 선임과 은행권 최초 노동이사제 도입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이어지는 슈퍼 위크가 시작됐다.
가장 큰 관심은 KB금융지주다. KB금융 노사는 2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 측이 제안한 노동이사제 도입과 대표이사의 이사회 내 6개 소위원회 참여를 막는 정관개정안을 놓고 표 대결을 펼친다. KB노조는 시민운동을 해온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표이사가 이사회 내 리스크관리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6개 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정관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ISS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 시 의견을 주로 참고하는 자료로, KB금융의 외국인 주주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만큼 이번 주총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관변경 안건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한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노동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사외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 주식 수의 4분의 1 이상, 참석주주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우리은행은 이번주 신임 행장 후보군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한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열린 우리은행 임추위에서는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을 위한 일정과 선정방법을 논의했다. 공모절차를 생략하고 임추위 추천을 통해 차기 행장을 정하기로 했다. 임추위는 그동안 헤드헌팅사를 통해 후보군을 물색해왔으며 우리은행 내부는 물론 외부인사까지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 출신 중에서는 이동건 전 영업지원그룹장과 현재 행장 대행을 맡고 있는 손태승 글로벌부문 부문장, 정원재 HR부문장, 김승규 전 부사장 등이 꼽힌다. 외부에서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 등이 언급된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등도 거론됐으나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이경섭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NH농협은행은 20일 첫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은행장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과거 김주하 전 행장과 이경섭 행장 모두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직을 거쳐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행장은 조선·해운 부실 여신을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하고 농협은행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2012년 농협의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이후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전례는 없다. 농협은행 임추위는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 비상임이사 1명으로 구성됐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과 관련해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모피아 출신 올드보이'들의 귀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유력 후보 가운데 한명인 홍재형 전 부총리(79)는 여전히 회장직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홍 전 부총리는 재무부 출신으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재무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하던 1993년 당시 홍 전 부총리는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자칫 은행연합회가 금융위원회의 상전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홍 전 부총리는 고령인 데다 최근 2심 법원에서 정당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며 "은행업계에서는 본인 스스로 회장직을 고사하길 바라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자인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68) 역시 최종구 위원장의 행정고시 선배로 관치·올드보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분들이 한창 활동하던 외환위기 이전과 지금의 금융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며 "이분들이 은행연합회장이 됐을 때 자칫하면 은행들 위에 군림하거나 지시를 함으로써 회원사에 서비스하는 협회장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런 만큼 은행연합회는 차기 연합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종전보다 자주 열어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 이 경우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또다시 민간 출신 은행연합회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민간 출신 가운데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이 후보군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7일 사장 후보 접수를 마감했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인데, 이르면 이달 말 차기 사장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승윤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