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앞두고 뱅크론펀드 `기지개`

금리 인상기 유망 투자상품으로 꼽히면서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시중자금을 끌어모았던 '뱅크론 펀드'가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최근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뱅크론 펀드는 투자등급(S&P 기준) BBB- 미만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한 변동금리부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맞물려 올 상반기 재테크 시장 최고 히트 상품으로 불렸다.
채권금리는 보통 국채금리와 스프레드(가산금리)로 구성되는데, 경기가 좋아지면 국채금리는 오르고 스프레드는 급격히 하락한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수익이 줄어들더라도 부실등급 채권 가격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펀드 전체적으로는 성과가 좋아진다. 뱅크론 펀드가 바로 여기 해당한다. 경기가 좋아지고 기업들의 부도율도 낮아지면 뱅크론 펀드 수익률은 좋아진다.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투자할 만한 상품으로 각광받았던 것.
덕분에 2015년부터 연수익률이 두 자릿수로 치솟으면서 상반기에는 1조원 넘는 자금이 몰려 한때 국내 설정액 규모만 2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미국이 올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채권형 펀드에서 뱅크론 펀드로 갈아타는 수요도 생겨날 정도였다. 하지만 갈수록 미국 국채금리는 오르는데 스프레드는 별로 떨어지지 않자 뱅크론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운용자산 10억원 이상 뱅크론 펀드 29개의 설정액은 9313억원을 기록하면서 1조원 밑으로 하락했다. 설정액 2조원을 넘본 지 6개월여 만에 펀드 규모가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뱅크론 펀드는 다음달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최근 수익률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대표 뱅크론 펀드인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 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0.24%를 기록하더니 1개월 수익률이 0.89%로 돌아섰다. 이 펀드는 지난 2~3년간 수익률이 11~13%까지 나왔던 터라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크지만 향후 미국 금리 인상과 경기 호조 등에 맞물려 3~4%까지는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 용어 설명
▶ 뱅크론펀드 :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대출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자는 리보(LIBOR)에 가산금리를 더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 뱅크론펀드의 수익률이 상승한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