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오페라 70주년 오늘과 내일
입력 2017-11-17 18:05 

1948년 1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명동 한 복판에 위치한 시공관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인 오페라였다. 해방 후 아직 정부 수립이 안 된 채 어수선했던 때 오페라를 한다는 광고는 문화적 갈증을 느끼던 사람들에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다.
다가오는 한국오페라 70주년에 앞서 '한국오페라 70년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 아래 장정숙 의원실 주최로 17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심포지움이 열렸다. 박수길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 장수동 한국오페라70주년기념사업회 추진위원장,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 에술감독, 탁계석 음악평론가 등 오페라계 종사자들이 모여 한국오페라의 현황과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이 날 심포지움 에서는 '공론화'가 가장 큰 화두였다. 박수길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어떤 오페라단 단장은 성악가에게 얼마의 표를 소화한다면 캐스팅을 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루머도 들었다"며 "학연이나 친분관계 혹은 실력이 아닌 유명세로 캐스팅을 해서는 안된다. 특히 한국엔 외국인 음악가들 못지 않게 기량을 갖춘 오페라 전문 음악인들이 많기 때문에 공정하게 기용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최지형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 이사장도 "국립오페라단의 단장 부재가 오래됐는데 그 와중에 출연가 연출가가 어떤 방식으로 선정되고 있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며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석인 국립오페라단 단장 선임 역시 공론화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탁계석 음악평론가는 "임기를 다 채운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손에 꼽지 않냐"며 "정부의 원전 2박3일 집중 토론 방식을 벤치마킹 할 것을 제안한다. 난상토른으로 국공립 오페라단장을 뽑는 민주적인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수동 추진위원장은 콘트롤타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장 추진위원장은 "무용과 달리 오페라는 학회도 없다. 전국적으로 120개의 오페라단이 있는데 이를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오페라단이 각개전투하고 있는데 이런 국립단체들간의 교류와 협업도 늘어나야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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