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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SUN과 영건들에게 자양분이 될 강렬한 도쿄돔의 추억
입력 2017-11-17 05:57  | 수정 2017-11-17 09:28
한국야구 대표팀에게 일본전 패배는 아쉬움 보다 희망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사진(日도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도쿄) 황석조 기자] 첫 경기부터 쉽게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승부를 펼쳤다. 선동열 감독의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남은 3년여 시간, 그리고 매년 그려갈 한국 야구 기대주들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 그리고 성장의 동력이 된 것만큼은 충분했다.
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말을 줄곧 강조했다. 국가대표가 된다면 자주 맞붙을 수밖에 없는 일본, 대만과의 승부. 그리고 도쿄돔 경험 등 에너지가 될 만한 것들을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16일 일본과의 APBC 2017 개막전에서 패한 뒤에도 좋은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아쉬운 표정 속에 만족감도 교차했다.
대표팀은 전날(16일) 일본을 상대로 좋은 의미의 대형사고를 칠 뻔했다. 단순 승리여부를 떠나 경기력에서 밀린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는데 선발투수 대결서 완승한 장현식, 위기를 매조지은 박진형, 추격포와 몸을 날리는 수비가 돋보인 김하성, 그리고 교체출전해 존재감을 과시한 류지혁과 부상으로 훈련이 적었지만 결국 한 방 해준 하주석까지. 선 감독의 작전과 노림수도 대부분이 들어맞았다.
물론 결말은 패배였다. 경험부족이 컸고 원정팀으로서 부담스러운 부분도 많았다. 몇몇 투수들은 기대와 달리 아쉬운 내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장 이번 대회 뿐 아니라 장기적인 시선에서 지난 일본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고 장밋빛 전망을 안기기에도 충분했다.
당장 선 감독은 데뷔전부터 진땀을 흘리며 내성을 키웠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감독이지만 국가대표 사령탑의 무게감은 또 다르다. 선 감독 역시도 막상 대회가 임박하자 초조하고 긴장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첫 경기의 부담감, 게다가 상대는 일본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큰데다가 어려운 상대이기도 했다.
대표팀과 선동열 감독은 전날보다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17일 대만전에 나선다. 사진(日도쿄)=천정환 기자
하지만 선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를 마침으로서 앞으로 남은 시간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단기전 그리고 장기적 시각의 대표팀 리더십을 구상하기 충분했다. 종합적으로는 좋은 지도력을 발휘했지만 중간 중간 아쉬운 부분도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 터. 선 감독의 목표는 당장 이번 대회가 아니다.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그리고 궁극적으로 도쿄올림픽까지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선수들의 수확도 크다. 이번 대회 구성원들은 젊다. 이들이 향후 한국야구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한다. 다만 경험이 부족해 성인대표팀 합류에는 고민이 따른다. 매번 국가대표 선발 때마다 세대교체가 화두가 되지만 막상 시선을 돌리기가 여간 쉽지 않은 이유다.
압도되기 쉬운 도쿄돔에서의 첫 경기. 이들 젊은 선수들은 거침없었다. 긴장감은 찾기 힘들었고 오히려 신바람 부는 야구를 했다. 훈련 때는 나오지 않던 홈런이 나오기도 했으며 위기는 틀어막고 찾아온 기회는 쉽게 놓지 않았다.
물론 경험부족에 시달리며 리드할 때 치고나가지 못한 부분, 패배로 이어진 막판 집중력은 아쉽지만 결과만 보고 판단할 게 아니었다. 엎치락뒤치락 경기내용, 일방적이면서 또 생소한 일본 팬들 응원에다가 낯선 경기장에서의 승부에서 온갖 경험들을 다했다. 이들은 당장 내년 시즌, 그리고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서 이날을 기억하며 한결 원숙한 야구를 펼칠 가능성을 충분히 남겼다.
멀리 가지 않고 당장 17일 대만전만 해도 전날 보다는 성장한 상태로 치르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나쁘지만은 않았던 도쿄돔에서의 첫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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