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늘 화제를 몰고 다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트위터로 사고를 쳤다.
뉴욕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온 지난 14일 밤(현지시간) 트위터에 "텍사스 서덜런드 스프링스의 주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연방수사국과 사법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는 내용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날이 캘리포니아주의 한 초등학교 일대에서 괴한의 총기난사로 5명의 사망자와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날이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총기참사가 있었던 날 텍사스 총기참사의 피해자들을 애도한 꼴이다.
더구나 이 내용은 지난 5일 텍사스 총기참사가 일어난 직후 트위터에 올린 내용과 마지막 한 문장("일본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만 제외하고 거의 같다. 이에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성의 있는 상황 파악 없이 같은 내용을 '복사-붙여넣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허프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14일 트윗은 밤 11시 34분 올라왔다가 약 8시간 후 지워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 트윗' 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그는 순방 후 귀국하자마자 트위터로 "필리핀에 있는 동안 어쩔 수 없이 CNN을 보게 되었는데, 다시금 이들이 얼마나 형편 없는 가짜 뉴스를 내보내는 지 알게 됐다. 패배자!"라며 자신에 대해 비판적 보도를 내보낸 CNN에 대한 독설을 뿜었다. 그런가 하면 "캘리포니아대학(UCLA) 농구선수 3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마워 할까? 그들은 감옥에서 10년을 살아야 할 뻔 했다"며 생색을 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루이 뷔통 매장에서 절도 혐의로 체포된 UCLA 선수들에 대한 선처를 방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호소한 바 있다.
한편 15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4명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스티브 코언(테네시), 루이스 구티에레즈(일리노이),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앨 그린(텍사스) 등 4명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5개의 탄핵 조항을 발의했다. 셔먼 의원은 앞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행사했다며 첫번째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바 있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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