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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이사회서 회장 선출 논의…관(官)·민(民) 촉각
입력 2017-11-15 10:26 

은행연합회가 15일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차기 회장 선출작업이 본격화 하고 있다. 당초 관료 출신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낙하산 논란 등으로 여론이 악화, 민간출신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은행연합회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숏리스트)을 추천 받았다. 이 자리에는 이동걸 산업은행장,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의 행장들이 참석했다.
이사회 구성원은 현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산업은행·KB국민·신한·KEB하나·농협·우리·기업·씨티·SC제일·부산은행장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 회장을 비롯해 각 은행 행장은 이사회에서 1명 이내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중복 추천이나 기권도 가능하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오늘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받고 하영구 회장의 임기가 오는 30일 끝나는 만큼 늦어도 오는 27일 정기 이사회에서는 최종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

관심은 차기 회장이 '관료 출신'이냐 '민간인 출신'이냐다.
관료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로급 정치인으로 캠프에 이름을 올렸고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낸 홍재형(79) 전 국회부의장과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엮임한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윤용로(62) 전 외환은행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간 출신으론 신상훈(69)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민병덕(63) 전 KB국민은행장이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호남권 금융인 '대부'로 평가받는 신 전 사장은 한국산업은행에 입행한 뒤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자리를 옮겼고 2003~2009년 신한은행장을 역임했다. 2009년 신한금융지주 사장에 올랐지만 이듬해 라응찬 전 회장 등과의 심한 갈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민 전 행장은 충남 천안 출신으로 국민은행에 입행한 후 2010~2013년 KB국민은행장을 지냈다. 지난해부터 금융감독원의 은행·비은행권역 옴부즈맨으로 활동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내·외부에서는 각종 규제가 많은 은행업 특성상 정부와 소통이 원활한 관료 출신이 필요하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특히, 금융권은 업권간 영역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어 은행권에 유리한 정책을 펼 수 있는 인사를 더 선호한다. 이 시점에 최근 손해보험협회장 자리에 김용덕(67)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오면서 은행연합회도 고민에 빠져 있다. 손보협회보다 산업규모가 훨씬 큰 만큼 손보협회장 보다 '급'이 낮은 인사를 회장으로 앉히면 '격'이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후보의 경우 현 금융감독당국 수장보다도 훨씬 더 선배여서 향후 감독정책 수행 시 여러모로 불편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듯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만약 하마평에 거론되는 인물이 올라오면 대통령께 직언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는 정부의 금융정책을 뒷받침 하는 성격이 강해 기존 관행대로 금융당국 수장이 청와대와 조율을 거쳐 일정부분 인선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984년 은행연합회 출범 이후 역대 회장 11명 중 민간은행 출신은 5대 이상철 전 국민은행장, 8대 신동혁 전 한미은행장, 12대(현재)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까지 3명 뿐이고 나머지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재정경제부 등 관료 출신이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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