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 `군 사이버사 댓글` 수사 속도…MB정부 김태효 전 기획관 소환 전망
입력 2017-11-14 16:07 

검찰이 지난 11일 구속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연일 불러 조사하면서 군 사이버사령부 여론조작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시 '댓글공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대통령 대외전략기획관 등 당시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2012년 총선·대선 때 군 사이버사의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군형법상 정치관여 등)로 구속된 김 전 장관을 전날에 이어 다시 불러서 조사했다고 14일 밝혔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장관을 오늘 오전 불러서 조사하고 있다"면서 "김 전 장관의 혐의 내용을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 등 대한 소환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주 중 김 전 기획관을 소환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조사 과정을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불러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대외전략비서관·대외전략기획관 등을 지냈다.
다만 향후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정해두고 수사하지는 않는다"며 "사안의 진상규명과 증거수집이 중요한데, 그에 따라 조사 필요성이 있다면 누구라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정치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박 전 국장은 2010~2012년 국정원 2차장 산하 국익정보국 업무를 총괄하면서 '박원순 제압문건' 작성에 관여하는 등 국정원 정치공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불법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 정부 국정원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도 열렸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 부대' 운영에 관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로 구속기소 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의 재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간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민 전 단장의 2회 공판 준비기일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국정 개입이나 선거법 위반 행위를 한 것은 잘못됐지만 '사이버 외곽팀'의 존재와 활동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다"라며 "피고인이 외곽팀에 예산을 지원한 것을 '국고손실'이나 '횡령'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외곽팀이 올린 글에 일부 대북 관련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정치에 개입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면서 "활동 자체가 위법한 외곽팀에 예산을 지원한 민씨의 행위는 국고손실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같은 날 배우 문성근·김여진씨의 나체 합성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상 명예훼손)로 구속기소된 유 모 전 국정원 팀장의 첫 공판에서 유 전 팀장은 모든 혐의 사실을 인정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성보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유 전 팀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상부의 부적절한 지시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거나 차단하지 못해 사회에 물의를 야기하고,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면서 "지난 국정원에서의 30년이 국가를 위해 충성한 30년이었다면, 앞으로는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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