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셀트리온 빈자리 메우는 코스닥 `쌍두마차`
입력 2017-11-10 16:04  | 수정 2017-11-10 19:50
셀트리온과 함께 SK머티리얼즈, 원익IPS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삼총사'로 부각되고 있다. 셀트리온이 내년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 관련 종목인 SK머티리얼즈와 원익IPS가 코스닥 '대장주'의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는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주요 고객사를 둔 이 두 종목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까지 나서 이 두 종목에 호평을 쏟아내는 이유다.
10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닥 종목 중에 올 1~9월 누적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곳은 셀트리온(3678억원), SK머티리얼즈(1111억원), 원익IPS(1094억원)로 집계됐다.
SK머티리얼즈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이익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본격적인 반도체 회사 증설 효과가 더해지는 올 4분기부터는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업체는 삼불화질소(NF3)·육불화텅스텐(WF6)과 같은 반도체 관련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플래시(낸드) 제품 생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작년까지 절대적이었던 D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낸드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그룹 계열사 SK머티리얼즈의 반사이익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SK머티리얼즈의 특수가스는 반도체 공정뿐만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도 쓰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SK머티리얼즈 이익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증권사들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요가 든든한 만큼 SK머티리얼즈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4분기 영업이익으로 472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 4분기 대비 17.5% 늘어난 수치다.
예상대로 4분기 실적이 증가하면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158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원익IPS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설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원익IPS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플라스마 화학 증착(PECVD) 장비를 생산한다. 이 장비는 반도체 소재를 웨이퍼(반도체 기판)에 부착하는 데 필요하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가 '절대 고객'이다. 지난 2분기 매출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90%에 달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오는 12월 평택공장 라인 증설을 위해 원익IPS의 장비를 발주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잠재 고객이다. SK하이닉스는 2025년까지 청주공장(M15) 추가 설비에 13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원익IPS의 관련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831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올 상반기보다 5% 늘어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국내 주요 증착장비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이 20% 넘을 것"이라며 "반도체 업체들의 중장기 투자 계획에 따라 관련 장비 업체 실적 개선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업체의 투자를 등에 업은 두 종목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 HSBC는 내년부터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SBC는 보고서를 통해 "원익IPS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전망을 반영해 매출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했고 "SK머티리얼즈는 3분기 실적이 일회성 비용 탓에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올 4분기부터는 안정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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