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암 투병 중인 친구 어머니 보증 섰다가 수천만원 빚더미…20대 자살
입력 2017-11-10 16:03  | 수정 2017-11-10 16:47

어머니 암 치료비를 걱정하던 친구를 위해 보증을 섰다가 수천만원의 빚을 떠 안은 2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9일 오후 8시24분께 전남 여수의 한 모텔에서 A씨(28)와 B씨(25·여)가 욕실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미 숨져 있었고 B씨는 머리와 옆구리에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욕실에는 불에 탄 번개탄 2장과 연탄 1장, 휴대용 가스버너가 놓여있었다.
모텔 관계자는 "지난 8일 오후 6시께 모텔에 들어간 숙박객이 나오지 않고 문도 잠겨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조사결과 울산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던 A씨는 어머니의 암 투병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해 보증을 섰다. 그러나 친구 어머니가 숨지고 희망을 잃은 친구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절친한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A씨는 6000만원이라는 보증빚까지 떠안게 됐다.
모아놓은 돈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절반가량은 갚았지만 아직도 수천만원의 빚이 남아 A씨를 힘들게 했다. A씨는 위험물을 취급하는 공장에서 밤늦게까지 일해도 빚을 갚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힘들어하다 결국 지난달 직장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금전적으로 많이 힘들어 한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여수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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